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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적인 마음으로 이타적인 코칭하는 토끼

낱글, 컨퍼런스
2024. 9. 16. PM 11:15:05
이 컨텐츠는 푸딩캠프가 주최하는 학습과 성장 컨퍼런스 2024에 연사자로 참여하는 김태희(탐정토끼)님을 인터뷰한 내용을 다루는 컨텐츠입니다. 재밌게 이야기를 전개하기 위해 연사자의 일면을 부각하여 각색한 것임을 알립니다.

곱지만 거칠게 자란 야생토끼

대체 왜!

푸딩캠프(이하 푸딩) : 안녕하세요, 탐정토끼님.
김태희 : 안녕하세요, 한날님.
푸딩 : “이하”를 달기 위해 바로 질문부터 드립니다. 왜 닉네임이 탐정토끼인가요?
김태희(이하 탐정토끼) : 제가 토끼를 닮아서 여러 사람이 저를 토끼라고 부르는데요. 제가 탐구와 추리, 과학을 좋아해서 진리 탐구를 삶의 과제로 삼아야겠다고 생각해서 탐정토끼라 이름 지었어요.
푸딩 : 그럼 탐구토끼여야 하잖아요.
탐정토끼(이하 탐구토끼) : 어감에 미묘한 맛이 있군요. 탐구하는 사람이라는 맥락으로 탐정 직업을 넣었어요. 직접적인 유래는 주토피아의 주인공인 주디가 회색 토끼이며 경찰인데, 이 캐릭터의 컨셉 중에 갈색 토끼이고 느와르 탐정이라는 컨셉이 있어요. 거기에서 유래했어요.
탐구토끼(이하 탐정토끼) : 저도 질문 몇 개 해도 될까요?
푸딩 : 네
탐정토끼 : 앞선 인터뷰 컨텐츠처럼 제 사진도 대문짝만하게 넣으실 건가요?
푸딩 : 사진은 어쩔 수 없었어요. 푸딩캠프 컨텐츠는 PFM(Pudding Flarvour Markdown)이라는 확장 마크다운 문법을 사용하는데, 이미지는 무조건 가로 길이를 화면 가득 채웠거든요. 반응형 작업하기 편해서요. 하지만, 연사자분들의 원성이 자자해서 줄였습니다. 화면의 7/12width 값을 정했지요.
탐정토끼 : 왜 반값인 6/12이 아니고, 그렇다고 2/3도 아닌 7/12인가요?
푸딩 : 6/12는 작고, 8/12는 커서?
탐정토끼 : 묘하게 설득되는군요...
푸딩 : 저도 질문해도 될까요?
탐정토끼 : 인터뷰하려면 질문해야 하잖아요. 하하, 말인 즉, 형식은 질문이지만 목적은 질문이 아닌게군요.
푸딩 : 의도를 간파하고선 당사자 앞에서 말로 설명하지 마세요. 대체 왜. 발표에 담을 내용 상당 부분을 인터뷰에서 답변하신 겁니까! 이 컨텐츠가 2회차인 것 아시나요! 작성본 60%를 날린 거 아시나요! 담을 컨텐츠가 없어서 제가 몸 비틀고 있는 건! 안 보이시겠군요. 아무튼 대체 왜! What땀시!
탐정토끼 : 제가 인터뷰 중간 중간 발표에서 이야기하겠다고 언급하며 답했잖아요.
푸딩 : 발표 내용을 꺼낼 질문을 한 제가 잘못이군요... 그리고. 왜 그리 문장을 끝맺지 않고 접속사 쓰며 한 문장을 몇 분 분량으로 이어가시는 건가요! 인공지능으로 녹취록을 만드는데, 그렇게 말씀하시면 인공지능에서 지능이 사라져서 그냥 인공물만 뿜어내는 것 아세요? 비어버린 그 지능 영역을 제가 채워야 하는 걸 아시냐고요!
탐정토끼 : 고생하셨다고 생각하는데 사실 근데 제가 프리스타일로 발표를 하면 생각이 이리 저리 튀고, 그 튄 얘기를 수습해 이야기에 연결하려면 자연스레 접속사가 필요한 건데, 그건 어찌보면 제가 말하려던 맥락을 잊지 않았다는 걸 뜻해서 그렇게 계속 이어지는 말을 잘 정리하면 결국엔 필요한 말은 다 들어가 있으니 한날님이 개행만 잘하면 생각보다 편하게 작업하실 거라 생각하면서 다른 한 편으로는 인터뷰에서 스토리텔링과 읽기 호흡을 중요시 여기시니 작업하시기 곤란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죄송한 마음도 들고, 그런 면이
푸딩 : 아악! 아악!
출처 : 영화, 극한직업
푸딩 : 시작. 하겠습니다...

좋은 학습법이 작동하지 않는 이유

푸딩 : 탐정토끼님은 웬지 토요일 이 시각에도 어딘가에서 코칭을 하거나 강연을 하고 계실 것 같아요.
탐정토끼 : 제가 최근에 강연을 하거나 코칭을 열심히 하는 인상을 주지만, 코칭은 일주일에 두세 번 정도 하고, 강연도 작년까지 통틀어 너댓 번도 안 했어요. 제 삶에서 작은 부분이죠.
푸딩 : 한 해에 너댓 번이면 많은 것 아니예요?
탐정토끼 : 한 해가 아니라 과거에서 작년까지 통틀어서 너댓 번 한 거예요. 사실 그 전에는 발표한 적도 없는데, 요즘엔 불러주시는 분이 늘어서 신기해하고 있어요.
푸딩 : 생각해보니 최근에 활동을 하신 편이군요. 올해부터인가, 예전과 달리 적극 글을 쓰시고 발표도 하시는 것 같아요.
탐정토끼 : 아마 작년부터 일 거예요. 회사 블로그에 글을 한 달에 한 번씩 쓰던 게 계기였어요. 그전에도 제 개인 블로그에 코칭이나 학습에 관한 글을 썼지만 빈번하진 않았죠.
푸딩 : 제 관심사와 많이 겹쳐서 유익한 정보 종종 얻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그 중에서 학습에 대해 관심을 가지신 계기가 있나요?
탐정토끼 : 때는 바야흐로 제가 중학생이던 때. 그 당시 담임 선생님께서 학습법에 관심을 많이 가지셨어요. 저는 공부 커뮤니티를 드나들며 학습법을 알아보았는데, 그곳에 매우 비과학적인 학습법이 소개되고 있다는 걸 고등학생 때 깨달았죠. 게다가 그런 곳엔 엘리트주의적인 분위기가 있어서 꺼려졌거든요. 그래서 고등학생 때 좋은 선생님 여러 분에게서 도움을 받으며 교사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푸딩 : 시험 좀 친다는 사람들이 소개하는 학습법을 무시하기 어려웠을 것 같은데 학창 시절부터 이미 합리적인 의심을 하는 편이셨군요.
탐정토끼 : 그런 것 같아요. 왜냐하면 중학생인 저는 제 인생에 큰 의문을 가졌는데, 누구는 성공하는데 왜 누구는 실패하는가, 그런 고민이 있었거든요. 작게 보면 학교에서 발생하는 성적 차이부터 크게 보면 사회적 불평등에 생각이 미쳤어요. 그래서 그때부터 학습과학을 주제로 하는 많은 책을 읽었어요. 자신있을만큼 많이 읽었어요. 대학에 가서는 전공서나 인지심리한 교과서도 두 번, 세 번씩 읽었고요. 학습과학의 이론적 관점, 교육적 관점, 학습과학 비판 교육적 관점 같은 좋은 책도 보고, 이찬승 선생님 저작물도 보고, 대학생 땐 스터디도 하고, 대학생 땐 여러 분을 코칭하기도 했죠.
푸딩 : 코칭에 관심 갖게된 동기는 무엇인가요?
탐정토끼 : 대학생 때 코칭을 하면서 점차 학습법이 그렇게 중요하지 않은 건 아닐까 생각했어요. 그래서 동기부여 등 사람의 마음에 대해 공부했죠. 특히 심리치료에 대해 많이 공부했고, 그러면서 코칭을 심리치료와 교육 사이에 있는 무엇이라 여겼어요. 그게 제 삶을 바꾸는 역할을 했다고 생각해요.
푸딩 : 학습 전략을 짜는 거하고 심리 영역에 있는 건 성격이 다르잖아요. 물론 서로 밀접하고 연관성도 높지만, 심리치료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가 있나요? 주변 사람에게 관련된 일이 있다든가.
탐정토끼 : 두 가지 이유예요. 우선 어렸을 적부터 제 마음 속 아픔을 마주해 바라보았던 점이고요. 두 번째는, 학창 시절, 학습 전략이라는 것도 따지고 보면 시험 잘 보는 법, 좋은 성적 거두는 방법에 집중되어 있잖아요. 근데 코칭하며 느끼는 건, 사람들이 공부를 못하는 이유는 과학적인 학습법을 몰라서라기보다는 그 학습법을 실천할 상황이나 환경이 안 되는 경우가 많다는 거예요.
푸딩 : 대부분 학습법을 잘 알지 못하지 않아요? 이상한 방법을 자기만의 비법이라고 우기는 경우도 많고.
탐정토끼 : 우리는 시스템을 조망하는 걸 놓치면 안 되는데, “저번에 설명해드린 건데 까먹으셨네, 왜 까먹으셨지?, 복습을 안 하시는구나, 왜 복습을 안 하시지?” 하고 살펴보면 “당장 진도는 빨리 안 나가고, 빨리 리액트 배우고 무엇도 배워야 취직을 할텐데, 복습하며 진도를 이렇게 천천히 해도 되나?” 그런 불안감이 커지는 거예요.
푸딩 : 전형적인 학습 악순환이죠.
탐정토끼 : 불안, 조바심, 두려움, 우울감. 그래서 요즘엔 동기가 학습 전략보다 중요하다는 말을 해요. 복습을 안 하니 배경지식이 없고, 배경지식이 없으니 이해력과 문해력이 떨어지고, 그럼 난 왜 이렇게 학습을 못하고, 아는 게 없지? 하는 마음이 들고.
푸딩 : 내겐 재능이 없나보다.
탐정토끼 : 그렇죠. 그러니 안 좋은 생각에 휩싸여 우울감에 짓눌리고, 우울감이 사람의 동기를 고갈시키며, 결국 학습법이 동작하지도, 작용하지도 않아요. “한국에서는 치열하게 열심히 살아야 해”, 그런 얘기를 많이 하잖아요. 그렇게 치열하게 살아야 한다고 하니까 좋은 학습법이라는 말에 혹하죠. 실은 너무 비과학적이고 비효율적인 학습법을 효율적이라고 거짓말하고, 그게 통해서 흥한다는 게 정말 큰 문제라 봐요. 그런 방법들이 통하니 정작 효율적이고 효과적인 학습법은 알려드려도 실천하지 않고요.
출처 : WordCompass
푸딩 : 마음이 약해지니 현혹되기 쉬운 유사학습법을 선택한다는 거군요.
탐정토끼 : 맞아요. 그래서 코칭받는 분에게 공감하며 심리 안정을 위해 노력하니 사람들이 자연스레 좋은 학습법에 더 잘 적응하고 수용해서 좋은 학습 결과를 냈어요.
김태희(이하 탐정토끼) : 근데...
김태희(이하 탐정토끼) : 아직 이렇다 할 개그가 없네요?
푸딩 : 제4의 벽을 넘나들지 마세요. 치열하게 설계해서 개그요소를 넣는 거예요. 이 타이밍에 넣으면 욕 먹어요. 계속 하시죠.

코칭이 필요한 사람들

탐정토끼 : 상담을 받으시면서 코칭을 받는 분도 계신데, 그런 분들은 내가 잘하지 못해서, 취직을 못할 것 같아서, 나는 3년차이지만 신입이 나보다 잘하는 것 같아서, 그런 조바심을 내는 경우가 있어요. 상담을 받아서가 아니라 상담이 필요할 만큼 마음에 아픔이 있는 분들인 거죠. 상담사분들은 심리 치료에 집중하는 와중에 생산성, 효율성, 성장같은 현실에서 부딪히는 부분에 대해 이야기 나누지 못하기도 하는데, 현실인 부트캠프 같은 곳에선 그런 주제에 대해 충족시켜주죠. 비록 조바심, 경쟁같은 공포마케팅으로 채우긴 하지만.
푸딩 : 부트캠프에 관심있거나 다니시는 분 중에 탐정토끼님의 코칭 받는 분은 있나요?
탐정토끼 : 꽤 있어요. 부트캠프에서 충분히 멘토링과 도움을 받았다면 왜 나를 찾아오지? 그런 생각을 하곤 해요. 그래서 안타까워요. 기존 상담 영역이 채워주지 못하는 영역이 있고, 부트캠프 등 사설 교육 기관에서 채워주지 못하는, 그 중간 부분을 제가 코칭으로 채워주고 있다고 생각해요. 푸딩캠프는 어떤가요?
푸딩 : 푸딩캠프는 엄밀히 말해서 부트캠프가 아니고 코칭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서비스이긴 한데, 푸딩캠프에서 제공하는 프로그램 중 하나와 부트캠프를 병행하는 분도 계시고, 부트캠프를 다니면서 이력서, 포트폴리오, 학습, 성장에 대해 커피챗으로 멘토링 받는 분도 계시죠. 부트캠프 자체에 대해서는 이 컨텐츠에서 좋다 안 좋다는 판단하지 않을게요. 가스라이팅을 하거나 공포 마케팅을 과하게 하는 행위에 거부감을 갖고 있지만, 그런 걸 안 하면 사람들이 눈길을 주지 않는다는 걸 저도 경험해봐서 비판하기 난처해요. 동의하진 않지만 공감하거든요. 사람들이 원하는지는 모르겠지만, 그 방법이 더 효과적이긴 하죠.
푸딩 : 자, 됐고.
탐정토끼 : 아니, 잠깐만요. 한날님도 코칭에 관심이 많고, 푸딩캠프로 코칭과 멘토링을 하시잖아요. 어떠신가요?
푸딩 : 어떠냐는 게 뭘 여쭤보시는 거예요?
탐정토끼 : 구체적으로 뭔가를 찍은 건 아니고 전체적으로요.
탐정토끼 : 원래 화법이 그래요?
푸딩 : 네. 근데 방법을 알려줘도, 도움을 줘도 혼자서는 실천 못하는 사람이 참 많죠. 실천을 하지 못하는 게 심리적인 문제 상황에 처한 경우도 있지만, 애초에 그런 학습법이 작용하는 걸 파고 들어가보면 자기인식(메타인지)이 주요하다는 걸 깨달을 때가 많아요. 메타인지를 하는 데 어려움을 겪으니 실천을 못하고, 실천을 못하니 제3자에 기대어,
탐정토끼 : 이를테면 부트캠프나 학원이죠.
푸딩 : 맞아요. 그곳에 돈과 시간을 들여 해소하려 하죠. 이력서 멘토링을 하다보면 많은 주니어분들이, 아니다. 생각해보면 학습에 관해서는 시니어도 마찬가지인데, 어쨌든 주니어분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눠보면 불안과 걱정하는 마음이 커요. “내가 지금 성장하고 있는 걸까? 이 방향으로 성장해도 되는 걸까?” 그런 불안 자체가 인지기능을 저하시키고, 그러니 학습력이 저하되고, 학습이 잘 안 되니 불안한 악순환에 빠지는 것 갈아요.
탐정토끼 : 맞습니다. 말씀하신 것에 완전히 공감합니다. 저도 그렇게 불안해하며 스스로 지능을 떨어뜨리는 게 안타까워요.
푸딩 : 스스로라고 하는 건 좀 가혹한 것 같지만, 여튼, 불안하니 잠을 못 자고, 그러니 인지력 저하로 일도 잘 안 되니 야근으로 떨어진 업무 능력을 채우죠. 차라리 쉬고 회복한 후에 하는 게 나은데, 불안할수록 더 열심히 하고 잠을 안 자요.
탐정토끼 : 전 그런 상황과 현상에 대한 양가감정을 잘 다뤄야 한다고 자주 얘기해요. 사람들이 쉬면 편하게 쉬어야 하는데, 쉬면서 “나는 공부를 해야 하는데”라는 불안한 마음이 들고, 공부를 하고 있으면 “난 너무 힘든데”라는 생각이 드는 거죠. 이 둘을 조화롭고 지혜롭게 제어하여, 쉬면서도 밤을 새지 않으면서도 공부를 하고, 그런 과정에서 즐거움을 찾았으면 좋겠어요.
출처 : NRIC
탐정토끼 : 그런 조화는 사람마다 다른데, 저를 예로 들면, 전 물리학과를 나와서 수학적으로 매번 생각하는 편인데, 문제에서 주어지는 게 다를 때가 있잖아요. A가 주어졌을 때도 있고, B가 주어졌을 때도 있는데, A는 있는데 B가 없으면 “이거 어떻게 풀어야 하지?” 그런 식으로요. 어떤 분은 잠은 진짜 잘 자는데, 운동을 안 하니 마음이 불안한 거예요. “나는 마음이 불안하지 않아요”라며 자꾸 미루는 이유 자체가 절박함이 없어서 그런 것 같다, 그렇게 얘기하시기도 하는데, 이런 분들은 세간의 말로 우울증도 없고 뭐도 없다 하지만, 그것 나름대로 문제가 있다고 생각해요.
탐정토끼 : 또 어떡해서든 할 일을 미루다 발등에 불이 떨어져야 하는 그런 패턴을 반복하는 분들이 있어요. 사람마다 겪는 문제가 다르고, 그래서 일괄적인 방법, 템플릿, 매뉴얼 같은 거를 저는 안 쓰게 되더라고요.
푸딩 : 문제라는 건 알지만, 얼굴 앞에 있는 웹캠을 끈 사람이 문제라 정의하는 걸 들으니 참으로 앙큼맞게 느껴지네요.
탐정토끼 : 코칭을 할 때에도, 이 사람은 이런 사람이니까, 이런 도움이 필요하겠구나. 이러는데 하루에 코칭을 세 번, 네 번 하면서 한 명도 똑같이 코칭한 적이 없어요. 다 다르니까요.
푸딩 : 엄청 힘들겠는데요.
탐정토끼 : 아~ 힘들었다, 라고 생각하죠. 성장하는 성취감? 어떤 분이랑 코칭법에 대해 얘기를 나누기도 하고, 이번에 제가 발표에서 다루는 주제와 이야기도 남을 도우면서 같이 성장하는 것에 대한 얘기를 하는 거잖아요. 내가 누군가에게 어떤 도움을 주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것 같은데, 마음 문제를 겪고 있는 사람이 있고, 학습법이 문제인 사람도 있어요. 저 나름의 학습 요령이나 체계가 잡혀있지만 뭘 공부해야 하고 프로그래밍에서 뭘 잘하는 거고, 그게 실무에 어떤 도움이 되는지를 모르다보니 이상한 걸 이상한 방법으로 공부하는 그런 분들이 있어요.

누구에게나 코칭 기회를 열어놓은 이유

먹고 살고 싶다는 걸 마침내 깨닫다

푸딩 : 그런 것들을 탐정토끼님이 익히셨다면, 자신에게 적용해서 스스로 만족하면 될텐데, 타인을 도와주려는 계기가 있어요?
탐정토끼 : 저는 공공연하게 말하는데, 전 엘리트주의를 싫어하고 좌파적 사상을 갖고 있어요. 내가 가진 걸 내놔야 한다는 식이랄까요? 제 지난 시간을 세 시기로 나누자면, 제가 스터디를 하던 시기, 코칭을 하던 시기, 그리고 회사를 다니면서 스터디와 코칭을 하는 시기예요. 셋 다 서로 달라요. 세 번째 시기에 해당하는 현재는 제가 자리도 좀 잡았고 저 나름대로 성공했다고 생각하거든요.
출처 : Emojis
푸딩 : 학습과 성장 컨퍼런스 2024 에 후원 좀...
탐정토끼 : 이게 바로 이 말하는, 틈만 나면 나오는 푸딩캠프 광고군요...
탐정토끼 : 아무튼 막 억대 부자가 된 건 아니지만 저한테 과분한 재화가 주어졌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요즘처럼 경기가 어려운 때 코칭 비용을 가능한 한 소액만 받아요. 3,300원.
푸딩 : 시장 교란급 금액이군요. 부가세 별도를 연상케 하는 300원은 또 뭐고. 왜 그리 낮게 책정한 거예요? 저는 어찌하라고.
탐정토끼 : 제가 1,000원 변호사같은 분은 아니지만, 사람들을 돕는 일을 하는 거잖아요. 제가 가진 걸 좀 내려놓고, 제겐 주어졌지만 다른 이에겐 주어지지 않은 기회를 나누려는 생각으로 하는 거예요.
푸딩 : 우와, 언제부터 그랬던 거예요?
탐정토끼 : 예전엔 그렇진 않았어요. 예전에 스터디하던 시기에는 좋은 교사분들에게 도움을 받았어요. 제가 제법 머리가 똘똘하단 말이죠.
푸딩 : 엣취.
탐정토끼 : 보통 그렇게 글자 그대로 발음하며 재채기를 하는 사람은 없지 않나요?
푸딩 : 엣헹.
탐정토끼 : 아무튼 제가 제법 똘똘ㅎ, 또 재채기 하려고!
푸딩 : ...
탐정토끼 : 똘똘하다보니 학생 때부터 친구들 공부를 도와주곤 했어요. 대학생 때는 프로그래머가 되겠다 생각하고는 관련 스터디를 계속 했고요. 스터디를 하면서 남을 돕는 일을 계속 병행했는데, 학생들도 바쁘니 스터디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지 못하는 사람이 많은데, 저와 같은 조였던 사람들은 다 결과가 좋았어요.
푸딩 : 오! 좀 더 자랑해주세요.
탐정토끼 : 진짜 무척 좋았고 즐거웠어요. 한편 저 자신은 정작 동기부여로 시작한 연료가 끝까지 가지 못하곤 했는데, 제가 스터디를 열면 저 자신은 도망치지 못하잖아요. 제가 만든 스터디에 나오던 사람들도 조원이 하나 둘 이탈하는 모습을 본 경험을 다들 했을텐데, 제가 안 나오면 안 되잖아요. 저는 항상 나왔어요. 그렇게 계속 스터디를 만들고, 그 스터디에 나오며 공부하던 시기를 보냈어요.
푸딩 : 스터디 개설자가 가장 공부를 많이 한 거군요. 저도 만만치 않게 피곤한 학습 전략을 쓰곤 했는데, 이젠 힘들어서 잘 안 해요.
탐정토끼 : 뭔지 알 것 같아요. 공개 선언류죠?
푸딩 : 네. 예전, 한 10년 전에 그랬죠.
푸딩 : 근데 아까 세 종류 시기,
  1. 스터디하던 시기
  2. 코칭하던 시기
  3. 회사 다니면서 둘 다 하는 시기
이 분류를 보면 앞 두 시기엔 돈을 벌지 못하셨던 건가요?
탐정토끼 : 스터디야 당연히 그랬고, 코칭하던 시기엔 남을 도우면서 돈을 버는 거였어요. 실은 제가 코칭을 하며 돈을 많이 벌지는 못했습니다. 그래서 깨달았죠. 제가 먹고 살고 싶다는 걸.
푸딩 : 먹고사는 걸 스터디해야 하지 않았어요?
탐정토끼 : !
푸딩 : 뭐가 느낌표 하나예요. 탐정할 게 아니라 탐욕을 먼저 채웠어야 했는 걸요.
탐정토끼 : 한 3년 동안 천 만원이나 벌었을까? 그런데 이게 나쁘지 않은 점이 누군가를 도우며 코딩 같은 걸 학습할 수 있거든요. 취업준비생은 학원 등에 돈을 내면서 학습하는 것에 비하면 좋은거죠. 스터디를 하면서 남을 돕다보니 어? 이걸로 내가 굶어죽지는 않을 것 같은데? 내가 이거 한다고 어디다 돈을 갖다 바치는 것도 아니고.
푸딩 : 굶어죽을 것 같은데?
탐정토끼 : 문장은 의문형인데 뉘앙스는 부정형인, 묘한 문장입니다? 이런 거 좋아하시군요.
푸딩 : 푸딩캠프에서 일하시죠. 코딩과 코칭, 멘토링은 원없이 시켜드릴게요. 3년 동안 1,000만원이면 월 30여만원인데, 제가 50만원 드리겠습니다. 좀 더 드릴까?
탐정토끼 : 괜찮습니다. 됐고요. 그렇게 월 50만 원도 채 안 쓰면서 먹고 살았어요. 코칭하다 보면 알바하는 분을 많이 만나는데, 공부하기도 바쁜데 알바도 해야 하고, 그러니 공부할 시간을 못 내어 코칭받는 당일에 갑작스레 코칭을 취소해요. 알바해서 너무 힘들다고. 저도 예전에 배달 알바를 뛰었는데 너무 힘든 거예요. 돈을 적게 주는 건 아니지만.
푸딩 : 돈 액수와 상관없이 힘든 건 힘든 거죠. 고생 많이 하셨네요.
탐정토끼 : 그러니까요. 배달이 돈을 괜찮게 벌고 그 나름대로 보람있는 일이었지만, 그 일을 제 미래 직업으로 연결하지 않는 다소 미묘한 마음이 들었거든요. 그런데 코칭은 힘들고 돈을 많이 버는 건 아니지만, 계속 사람을 돕는다는, 그 나름대로 좋은 일을 한다는 동기부여도 되고, 하고 싶은 주제를 계속 공부하며 생계를 보장할 수 있다는 게 이 일을 하는 큰 이유였어요.
푸딩 : 말씀하시면서 몸을 왼쪽으로 살짝 살짝 트시는 것 같은데, 생각만이 아닌 실천하셨다는 점에서 박수를 쳐봅니다.
탐정토끼 : 그건 이모지잖아요.
푸딩 : 자꾸 제4의 벽 넘을 겁니까? 시덥잖은 말장난을 하고 있지만, 대단하다고 여기는 건 진심이에요.
탐정토끼 : 고맙습니다. 이념과 사상만으로는 할 수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나를 갈아넣어서는 지속가능하게 타인을 돕기 어렵다는 걸 절감한 거죠.
푸딩 : 탐정이 아니라 탐욕이 있어야 하지 않느냐는 말도 진심인게, 굶어서는 지속가능하지 않아요.
탐정토끼 : 그래서 지금은 코칭 한 세션에 3,300원 받고 하지만, 저는 수익을 내는 게 잘못됐다고 생각해요.
푸딩 : 아니, 이 사람이 또!
탐정토끼 : 분명히. 안 그래도 제가 발표하면서도 남을 돕는 게 봉사활동이 되는 것에 대해 얘기를 좀 하고 싶은데요. 수익을 내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해요.
푸딩 : 아니, 이 사람이 또?
탐정토끼 : 다만 내가 너무 많이 버는, 나한테 과분한 재화를 받는 상황이면 코칭 수익을 내리는 등 조치를 취할 수 있고, 그러기 위해 대안을 계속 찾고 있어요.
푸딩 : 근데 코칭비로 받는 3,300원보다 큰 코칭비를 내고 싶어하는 분도 계실 것 같은데.
탐정토끼 : 계시죠.
푸딩 : 어떻게 하세요?
탐정토끼 : 받죠. 받아서 바로 기부하는 경우가 있어요. 제가 코칭이라는 노동을 하여 취한 돈이니 어디에 쓰든 제 마음이잖아요. 열정페이는 아니죠. 말이 나온 김에, 재능기부라는 말이 유행했고 요즘도 심심치 않게 접하는데, 재능기부가, 그리고 열정페이가 맞다고 보지 않아요. 그런 문제가 많았잖아요. “재능기부 하실 분을 찾습니다.”
푸딩 : 뻔뻔하게~ 밝게~ 자신있게~
푸딩 : 제가 제 텍스트에 강조표시 넣기 머쓱하지만, 제 값을 받지 않으면 다음 번 다른 사람이 제 값을 받지 못하게 됩니다.
탐정토끼 : 그런 문제가 있어서 저는 남을 도울 때 제 자신한테 뿌듯함이라도 보상이 계속 있어야 지속가능하게 한다고 생각해요. 내가 마더 테레사나 슈바이처도 아닌데 헌신만으로 지속할 수 있을까.
푸딩 : 저기 잠깐만요. 조금 깊이 탐정토끼님 이야기로 들어가서 그러는데, 웬지 발표 내용에 들어온 느낌적 느낌이 듭니다. 맞죠? 저 5분 전부터 안절부절 못하는 상태였습니다?!
탐정토끼 : 그래서 푸딩캠프 광고가 없던 건가요?
푸딩 : 아니, 코칭비 3,300원을 얘기하는데 어떻게 몇 십, 몇 백만ㅇ... 응? 아. 아, 아닙니다.
탐정토끼 : 남을 도우면서 함께 성장하는 이유는 남을 도우면서 자신이 약간 “오빤 강남스타일”이 되고 싶어서 그렇다고 봐요. 그런 점에서 자존감이 향상이 되기도 하고, 개발자로서 성장도 하니 무척 좋잖아요. 그래서 코칭하는 분들에게 권해요.

누군가를 코칭하며 돕는 이기적인 이유

푸딩 : 오빤 강남 스타일이라니, 그거 혹시 히트 프레이즈(hit phrase)를 말씀하신 건가요? 참신한 표현이라 끌리네요. 그런데 그런 얘기를 들으면 실천하던가요?
탐정토끼 : 대개는 회사 일하기도 바쁜데 그런 걸 어찌해요? 라거나, 제 능력이 부족한데 어떻게 남을 도울 수 있어요? 남에게 도움을 줄지 모르겠지만 내가 먹고 사는 데 별 도움이 안 되잖아요? 그런 반응이 많아요. 또는 내가 먹고 살기도 버거운데 남을 돕는 게 내게 무슨 도움이 되길래 도와야 하느냐고 묻는 분도 계세요
탐정토끼 : 근데 제 뇌에 이타성이 유전자 정보처럼 탑재되어서 돕는 건 아니잖아요. 저는 저 나름의 이기적인 목적이 있기 때문에 하는 거란 말이죠.
푸딩 : 그렇죠
탐정토끼 : 아까 말씀드렸던 그런 질문들은 이미 답이 나와있어요. 제가 그런 질문을 많이 받다보니 여러 가지 찾아보고 공부해봤는데, 관련하여 연구도 많고 과학적으로 입증된 내용도 많아요. 애덤 그랜트의 기브 앤 테이크라는 책이 이 주제와 관련된 유명한 책인데, 이 외에도 정말 많아요. 보여줄게요.
푸딩 : 여기서 제게 보여줘도 제가 독자께 전할 방법이 참 모호합니다.
탐정토끼 : 다시 돌아와서, 처음부터 이득을 바라며 남을 도운 건 아니었어요.
탐정토끼 : 제가 1년 단위로 이직을 해왔는데요. 회사를 다니다보면 회사에 갇힌 느낌이 들지 않나요?
푸딩 : 그 느낌 자체는 아는데, 탐정토끼님이 말하는 느낌은 구체적으로 뭔가요?
탐정토끼 : 이 회사에서는 이 정도만 알면 돼.
푸딩 : 종종 있죠. 그게 퇴사 사유가 되기도 하고.
탐정토끼 : 그쵸. 다른 회사에 가면 다른 게 필요한데, 이 회사에 갇히면 다른 회사에 가기 어렵거나 가더라도 적응하기 어렵겠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죠. 근데 제가 처음 취직했을 때도 그랬는데, 실무 경험이 전혀 없는 상태에서 입사해 처음으로 실무 경험을 하는데, 어떤 문제에 봉착해도 해결해본 적이 있는 문제여서 무난히 해결하는 경험을 많이 했어요. 그러면 동료분들이 탐정토끼님은 이런 경험이 많아서 잘 해결한다고 하는데, 전 신입인데 마치 경력자처럼 대하시는 그 상황이 너무 재밌었어요.
푸딩 : 가만 듣다보니 내용 중 80% 이상은 자기 자랑이거나 칭찬이군요. 좋은데요? 계속 자랑해주세요.
탐정토끼 : 나는 이걸 언제 경험해봤지? 라고 스스로를 탐정에게 의뢰하듯이 탐구해보니 코칭이라는 용의자가 나왔어요. 코칭을 하다보면 하루에 일곱명이 진행하는 토이 프로젝트를 코칭하기도 하는데, 아무리 토이 프로젝트여도 7가지 기술 스택과 최소 7가지 상황에서 발생하는 7개의 문제를 경험하는 거예요.
푸딩 : 저는 푸딩캠프 토이스토리 1기에서 3개 팀을 코칭하는데, 기술스택도 서로 다르고, 프로젝트 주제 등 모두 달라서 꽤 정신 없더라고요. 그런데 7개라니 대단하세요.
탐정토끼 : 코칭하며 학습하는 또 다른 장점은 글이나 발표로는 얻기 어려운 학습 효과에 있어요. 제가 하루 종일 피코치인에게 붙어 동행하는 게 아니잖아요. 피코치인은 코칭 주기인 일주일 동안 자기 나름대로 고민해온 것을 한 시간 안에 풀어가기 위해 압축해서 가져와요.
푸딩 : 요약, 정리, 예습, 복습이 한 번에 이뤄지는 셈이네요. 탐정토끼님은 요약을 보며 상황에 대해 빠르게 이해하고 파악하는 장점이 있고.
탐정토끼 : 네, 서로 효과적 학습을 하는 거죠. 그러다보니 웬만한 문제의 경우에 대해서는 압축된 시간 속에서 경험하는 셈인 거죠. 제가 코칭하는 시간이 남을 도와준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실은 경험을 쌓고 성장하며 저 나름대로 이익을 보는 거예요.
푸딩 : 공감해요. 매우 이타적으로 동작하는 이기적인 행동이네요.
탐정토끼 : 사람들이 경험으로 아는 바도 그렇고, 연구도 많아요. 함께 자라기 같은 책에도 보면 나오는 내용인데
푸딩 : 잠깐! 잠깐! 느낌 딱 왔어요. 지금 말씀하시려는 내용, 이거 발표에 들어있죠?
탐정토끼 : 어떻게 아셨어요?
푸딩 : 여기서 끊겠어요.

학습법으로 써먹는 코칭하기

푸딩 : 아까 하신 말씀 중에, “나는 신입인데, 주니어인데 어떻게 시니어를 코칭하지?”라는 표현을 하셨는데요. 코칭이 멘토링이나 컨설팅과 다른 점은 코치가 피코칭인보다 꼭 경력이 많거나 주제에 대해 전문가일 필요는 없다는 점에 있잖아요. 제가 많이 드는 비유가 축구선수인데, 웬만해서는 현역 프로 축구 선수보다 코치가 축구를 더 잘할 가능성이 없거든요. 코치의 역할은 프로 축구 선수보다 축구를 더 잘하는 게 아니예요. 같은 맥락으로 코칭 주제나 목적, 목표에 따라서는 주니어도 시니어를 코칭할 수 있다고 보는데, 주니어든 시니어든 머리로는 이해하지만 부담을 많이 느껴 실제로 이어지진 않아요. 그런 점에서 탐정토끼님은 실천하고 실행하신 보기 드문 사례라 생각해요.
출처 : Pexels
탐정토끼 : 코칭을 하다보면 10년 경력을 가진 시니어도 만나곤 해요. 어떻게 이렇게 많은 걸 알고 계시지? 생각이 절로 드는 분도 있고요. 그런 분들에게도 제 코칭이 도움이 됐다고 생각해요. 아까 메타인지를 말씀하셨는데, 스스로 메타인지를 하기 꽤 어려워요. 자신은 자기 자신에게 너무 익숙하니까요. 시니어라고 해서 다를 바 없죠. 코칭하는 과정에서 제가 시니어분이 학습하는 과정, 이야기하는 과정, 생각하는 과정, 코딩하는 과정을 관찰하고, 그 결과를 이야기해드리면 자신이 그랬냐며 신기하게 생각하세요.
탐정토끼 : 약간 극적인 이야기가 엄청 많ㅇ
푸딩 : 많이 있을테니 발표 때 이야기해주시고요. 자꾸 프리퀄 컨텐츠인 인터뷰 컨텐츠에서 다 풀려하지 마세요.
탐정토끼 : 이렇게 막 자르면 컨텐츠에 담을 이야기가 남긴 해요?
푸딩 : 그러니까 왜 발표 내용을 인터뷰 자리에서 잔뜩 푸셔가지고.
푸딩 : 그나저나 코칭할 때 코칭받는 분과 함께 참여하는 활동이나 프로그램이 있나요?
탐정토끼 : 코칭하는 분과 검색하는 연습을 같이 해보는 편이에요. 똑같은 걸 검색하도록 하고, 다른 분이 검색한 걸 함께 보며 다양한 검색 방법을 경험하도록 하죠. 많은 분이 다 다른 방식으로 검색해요. 그러면서 검색 결과에서 부정확한 자료를 걸러내고 제대로 된 자료를 바로 딱 찾을 수 있게 되죠. 모두가 방법과 경험을 공유하고 배우고, 메타인지를 도우며 사고 과정을 이끌어주는데, 하고나면 제가 특정 주제에 전문 지식이 없더라도 코칭할 수 있다는 걸 깨달아요.
탐정토끼 : 이 방법이 특히 주니어한테 효과적이라 생각했는데, 나는 잘 모르지만 잘하는 사람이 있으면 그를 계속 분석하는 연습을 하게 돼요. 예를 들어, 인지적 과업 분석(Cognitive Task Analytics)같은 도구를 익히면 더 좋은 질문을 하고, 암묵지를 끄집어낸 후 학습할 수 있죠. 주니어분들이 어려워하시는 게 좋은 질문을 하는 것이거든요. 잘하는 사람에게 어떻게 질문해야 내가 배울 수 있을까.
푸딩 : CTA로 암묵지 추출하는 걸 보니 인상적이던데, 주니어가 익히면 전문가를 대상으로 부담없이 CTA를 연습해볼 수 있겠군요.
탐정토끼 : 그래서 코칭하는 것 자체가 뭔가를 배우고 학습하는 좋은 방법이라 생각해요.

3장. 비슷한 것에 반골인 편

자기주도학습과 젤다의 전설

푸딩 : 요즘에 이잖아요. 학습법이나 코칭 받는 것에 인공지능을 활용하는 것 말고, 코칭하는 데 인공지능을 활용할 영역이 있을까요? 아까 말씀하신대로 코칭에 심리 영역이 연관되어 있어서 인공지능이 어느 정도 도움이 될지 궁금하네요.
탐정토끼 : 저는 인공지능을 그다지 신뢰하지 않는 사람인데도 제 동료 코치처럼 여겨요.
푸딩 : 신뢰하지 않는 동료라는 말인데, 묘하게 찝찝한 느낌을 들게 하네요. 저는 나만큼 똘똘한 동료라고 표현하는데. 인공지능이 똘똘하게 일하면 제가 똘똘한 거고.
탐정토끼 : 멍청하게 일하면? 아하, 그런 의미군요.
탐정토끼 : 인공지능이 아무말이나 지껄이는 경우도 많지만, 맥락이 잘 주어지면 잘 못하던 일을 해낸다는 걸 알게 됐어요. 예를 들어, 새로 합류한 사람이 레거시 코드를 마주하면, 맥락이 없으니 이상한 코드를 짜곤 하잖아요. 그럴 때 우리는 코드 리뷰로 피드백을 드리며 맥락을 익혀가도록 돕죠. 요즘에 인공지능에게 코드 리뷰를 맡기는 경우가 있는데, 코드 컨벤션 같은 맥락을 주면 훨씬 꼼꼼하게 코드 리뷰를 정말 잘해줘요.
푸딩 : 같은 토끼과라고 과하게 호평하시는 것 같은데, 기분탓이죠?
출처 : CodeRabbit
탐정토끼 : 그러고보니 얘도 토끼였군요. 아무튼, 사람들은 인공지능이 멍청하다고 여기거나 뭐든지 물어보고 의존하는 유형으로 분류되는 것 같은데요. 저는 동료로 여기면 좋을 거라 생각해요.
푸딩 : 아, 맥락없이 코드짜던 동료?!
탐정토끼 : 그렇죠. 제가 풀고자하는 문제에 대한 맥락을 잘 전달하면 더 일을 잘하는 동료가 되고, 그렇지 않으면 어리바리하게 이상한 코드를 찍어대는 동료가 되는 거죠.
푸딩 : 코드 에디터에서 동작하는 인공지능만 하더라도 현재 코딩하는 것과 연관된 코드가 있는 파일들을 여러 탭에 걸쳐 열어놓으면 인공지능이 작성하거나 제안하는 코드 품질이 많이 좋아지거든요.
탐정토끼 : 맞아요, 맞아요. 저도 요즘 Cursor를 쓰면서 그걸 많이 경험해요.
푸딩 : 인공지능이 동료 코치라 하시니 드는 궁금증인데요. 자기주도학습이라는 말이 있잖아요. 이 말에 함의된 맥락 차원에서 자기주도코칭이라는 건 없을까요?
탐정토끼 : 저는 자기주도학습이라는 말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데, 학계에서는 자기조절학습이라고 표현해요. 예전부터 교육학이나 심리치료에선 대부분 상담자 중심, 교육자 중심이었어요. 요즘엔 상담자 중심 대신 내담자 중심, 교육자 중심 대신 학습자 중심으로 하죠. 학습자, 내담자가 수동적으로 받는 역할을 하는 게 아니라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 된다는 건데, 과학적 근거도 많이 탄탄해졌다 생각해요.
탐정토끼 : 상담에서는 심리치료 효과의 30%를 내담자의 변화의지에 있다고 설명한다고 하는데, 학습에서도 그런 식으로 자기주도학습이 만능키처럼 떠오르는 것 같아요. 근데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과 달리 자기주도학습이라는 것도 결국엔 도움을 받아야 해요. 제가 코칭하는 분들에게 자주하는 얘기가 “어떻게 내가 도움을 잘 받을 수 있을까? 그리고 어떻게 도움을 잘 줄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하는 게 더 효과적이라는 거죠. 그런 게 주도적인 겁니다.
푸딩 : 자기주도학습을 독학이라고 오인하는 하는 사람이 많은 것 같습니다.
탐정토끼 : 그렇죠. 저는 독학을 했고, 제 커리어 초반엔 사수가 없었어요. 사수, 즉 조력자가 없는 건 코칭에서 정말 단골 소재예요.
푸딩 : 저는 그 소재를 메시지로 활용하죠. “사수가 없다고요?” 학습체계로 가상의 사수를 만드세요. 어렵다고요? 푸딩캠프가 랜선 사수가 되어 드립니다.
탐정토끼 : 말씀하신 것처럼 어찌됐든 랜선 사수지요. 자기 스스로 문제를 해결해가며 성장하고 싶어하는데, 한편으로는 이런 기대들을 하죠. 내가 완전 똑똑한 사수한테 잘 배우면 성장하기 좋을 거야.
푸딩 : 맞아요.
탐정토끼 : 수동적이 되고 싶은 마음이 있고, 자기주도로 학습하려면 남한테 도움을 받으면 안 된다는 마음도 있고. 코칭하다보면 당황스러울 때가 있는데, 자기 스스로 하고 싶다며 왜 자꾸 자기한테 알려주려고 하느냐는 거예요. 근데 제가 그 분이 생각하는 방식으로 알려주는 성향이 아니거든요. 제가 자판에 손가락을 하나라도 올리면 자기가 직접 할 거라고 걷어내는 분이 있어요.
푸딩 : 자기주도학습이 독학은 아닐 뿐더러 기반 지식이 없으면 학습 효과도 떨어지는데.
탐정토끼 : 주도적으로 도움을 받는 것도 필요해요. 젤다의 전설이라는 게임을 보면
푸딩 : 저요! 저요! 저 젤다의 전설 엄청 좋아해요!
출처 : 닌텐도
탐정토끼 : ... 엄청 좋아하시는 건 알겠습니다. 어떤 이미지를 삽입할지 예상되네요. 젤다의 전설이라는 게임은 자유도가 높은데 내가 하고 싶은대로 유려하게 게임이 흘러간다고 생각하지만, 실은 개발자의 레벨 디자인이 다 숨어있는 거잖아요. “여기에 사과가 보이면 너는 이 사과로 다가갈 것이다, 그 사과를 주우면 바로 앞에 있는 사과 나무에 다가가고, 자연스럽게 나무 타는 방법을 배우게 될 것이다.”
푸딩 : 매 시리즈마다 사람 놀라게 만드는 레벨 디자인이죠. 그런 점에서 너티독 게임도.
탐정토끼 : 네네, 알겠습니다. 교육에도 그런 레벨 디자인이 있는데, 초반에 학습자에게 그런 레벨 디자인이 필요해요. 그렇지 않으면 이상한 길로 가서 고생하는 거죠. 포기하기도 쉽고. 스스로 경험하는 경험이 분명 필요한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적시에 도움을 받으며 학습 대상에 익숙해지면 익숙해질수록 도움을 줄여가고, 종국엔 홀로 문제를 풀게 되는 거예요. 연습문제 푸는 걸 시연해주고, 그걸 본 학습자는 나중에 직접 경험해보는 식으로 가는 거죠.
푸딩 : 인공지능도 마찬가지예요. 프롬프트로 풀어야 하는 상황도 있지만, 패턴이 별로 없는 반복 작업에 대해서는 시연을 보여주면 아주 빠르고 정확하게 따라하며 문제를 해결하죠.
탐정토끼 : 그런 것들이 학습에 당연한 과정이고 자연스러운 건데, 극단적으로 나뉘어, 도움을 받지 않고 클론코딩도 하지 않고 혼자 토이 프로젝트를 소화하는 것을 지향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혼자서 하기엔 실력이 부족하니 일단 클론코딩을 하고 조금씩 응용하며 도움을 점점 줄여가다 혼자 학습해가는 과정을 거치는 분도 있어요.
푸딩 : 인공지능을 활용해서 이 양극단의 타협지점에 이를 방법은 없을까요?
탐정토끼 : 인공지능에게 문제를 풀어달라고 하는 대신 내가 문제를 풀고 그에 대한 피드백을 받는 방법을 생각해봤어요. 예를 들어 HTML의 aria-* 속성을 학습한 다음에 요약을 하고, 요약을 인공지능에게 던져주며 인공지능한테 aria-* 속성을 이런 용도로 쓰는 것 같은데, 다른 용도가 있을까? 내가 이해한 용도에 틀린 부분은 없을까? 라고 물어보면 괜찮은 답변을 해줘요.
푸딩 : 요약이라는 행위가 학습이고, 잘 요약하면 그 과정에서 메타인지가 되며, 학습한 것에 대해 시간 간격을 스스로 결정해 프롬프팅을 할 수 있으니 복습 효과도 주도적으로 결정할 수 있겠어요.

망각되지 않는 에빙하우스의 망각곡선

푸딩 : 시간 간격 학습이 나와서 말인데요. 시간 간격 학습하면 늘 따라다니는 게 바로 에빙하우스의 망각곡선입니다.
탐정토끼 : 에빙하우스 망각곡선이 유행을 길게 타고 있는데요. 에빙하우스가 이에 대해 연구했던 엄청나게 많은 제한 조건과 자기 연구의 한계에 대해서 얘기를 많이 했어요. 그리고 에빙하우스가 고종 황제보다 먼저 죽었어요. 그동안 후속 연구로 갱신된 부분이 많은데, 사람들은 아직도 과학적 수사법으로 써먹죠.
탐정토끼 : 어제 제가 다니는 회사에 어떤 교육업체가 나왔는데, 그 교육업체 웹사이트를 보니 에빙하우스의 망각곡선을 기반으로 교육 프로그램을 만들었다는 거예요. 말씀드렸듯이 기억에 관해 정말 많은 연구가 있었고, 요즘엔 에빙하우스가 말한 것처럼 하루, 일주일, 한 달, 일년 간격을 두는 게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고 얘기 많이 해요. 어떤 연구에서는 한 달이든 일년이든 일주일 간격을 넘어가면 아무 차이가 없다고 해요.
탐정토끼 : 그날 공부하고 그날 복습을 하는 것보다 일주일 뒤에 복습하는 게 간격 학습하는 데 더 효과적이에요. 1일씩 4일 동안 공부하는 건 비효과적인데, 일주일씩 5주 동안 공부하는 건 효율적이며, 1년씩 5년 동안 공부하는 것과 큰 차이가 없을 것 같아요.
탐정토끼 : 요즘 연구에서 이런 정보 갱신이 되고 있는데, 교육학을 잘 모르는 사람들이 쉽게 컨텐츠를 발행한다고 생각해요. 교육학 논문도, 요즘 논문도 안 읽죠. 망각곡선 뿐만 아니라 메타인지도 유행어(Buzzword)처럼 소모되며 쓰이고.
출처 : 탐정토끼. 발표와 내용이 겹쳐 인터뷰 컨텐츠에서 잘려나간 그의 메타인지 이야기.
탐정토끼 : 코칭 피드백도 그래요. 어떤 식으로 피드백을 받는 게 좋은지 다 연구되었거든요. 회기평가척도 (SRS, Session Rating Scale)라는 게 있고, 학자분께서 무료로 자료를 공유해요. 뉴스레터로 정보도 제공하시고요. 근데 이런 걸 보통은 잘 모르니까 1,400만원 받는 부트캠프에 버즈워드로 쓰이고 있잖아요.
푸딩 : 하지만 대중들한테 접근하기엔 그것만큼 쉽고 직관적인 게 별로 없어서 활용하기에 좋죠. 겁주기 좋잖아요.
탐정토끼 : 메타인지나 에빙하우스는 근거에 기반해서 구체적인 척도를 가지고, 너무 한 면으로 해석하지 말고, 다양한 면으로 내 삶에 영감을 주는 도구로 활용하면 좋겠어요.
푸딩 : 맞아요. 맞아요. 복습의 중요성을 인지하는 데 활용하는 방향으로 가야하지, 시기가 한참 지난 연구를 너무 글자 그대로 받아들이는 건 문제가 있죠.
탐정토끼 : 그래서 저는 코치가 정기적으로 저런 걸 일깨워주는(remind) 역할을 해야한다고 생각해요. 척도를 보여줘도 어느 순간 완전히 까먹고 평소처럼 공부를 하고 계시고, 한 달쯤 됐을 때 “이거 저번에 했던 것 기억나세요?”
푸딩 : “이거 어때요?”, “요즘 어떤 것 같아요?” 그렇게 한 마디 물어보는 게 도움이 되죠.

코치가 코치에게

푸딩 : 탐정토끼님도 코치로서 계속 성장해가고 계실텐데요. 지금 기준으로 1년 전 탐정토끼님한테 코치 역량을 향상하도록 코칭한다면 무엇을 코칭하시겠어요?
탐정토끼 : 이 질문도 참 재밌네요. 지난 1년 동안 많이 배우고 고민했다고 평가할 수 있는 요소를 꼽는다면 뭐가 있을까. 뭐라고 해야 되지? 제가 예전에는 좀 고독한 환경에서 제 역량을 단련했어요. 코칭을 할 때도 1대1로 많이 했고. 어느 날 회사에 신입분이 입사했는데, 저는 제 일을 할 때와 신입분과 짝지어 협업하거나 페어 프로그래밍 할 때가 엄청 다르더라고요.
탐정토끼 : 지금도 직장에 새로운 동료분이 계신데, 제가 옛날에 코칭을 했던 것만큼 동료분과 상호작용하는 부분에서 엄청 폭발적인 교감이 일어나지 않았어요. 그래서 왜 그런지 곰곰히 생각해봤죠. 제가 예전에 코칭을 할 때엔 일주일에 한 번씩 사람을 만나서 세션을 가졌는데, 그때엔 제가 직접 문제를 풀지 않았어요. 그래서 저는 거리를 좀 둘 수도 있었는데, 함께 문제를 푸니까 그 관계에서 느껴지는 감정이 엄청 다르더라고요. 어쨌든 회사 동료를 코칭하거나 동료와 코칭 관계를 맺을 때 필요한 건 엄청 다르다는 생각을 했어요.
푸딩 : 라포(Rapport)를 체감하셨군요.
탐정토끼 : 그런 것 같아요. 그래서 그 부분에 염두를 두고 코칭하는 걸 많이 고민하고 해보라고 1년 전의 제게 코칭할 것 같아요. 그 후로 동기면담을 다시 들여다보고, 저 자신에 대해서도 생각을 할 것 같아요.
탐정토끼 : 예전에 코치로 활동할 때는 상대방의 문제를 제가 해결해주는 거니까 저라는 존재가 상대방의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 끼어들 일이 없었어요. 전 직장도 그렇고, 현 직장도 그렇고, 제 욕구가 있고 제가 해결하고 싶은 방식이 있으며, 제 의견이 있고, 제 문제가 있는, 그런 상황이 시작되면, 그때부터 제 의견이 앞서는 경우가 엄청 많거든요. 그런 문제에 대해서 더 잘 고민을 하면 동료들이나 전 직장의 신입분에게도 더 라포를 형성해 더 도움이 될 수 있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하는 것이 최근에 크게 변화한 부분인 것 같아요.
탐정토끼 : 두 번째 의안도 있는데, 제가 예전에는 코칭을 장기로 많이 했어요. 한 분이랑 코칭하면 몇 달 동안 하는 경우도 많이 있었죠. 요즘엔 한 번 뵙고 끝나는 경우가 엄청 많거든요. 관련 플랫폼에서 신청하시는 분도 단기성으로 하고, 한 주에 한 분씩 짧게 계속하다보니까 단기 코칭은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하고 있어요.
탐정토끼 : 예전엔 피코치인을 알아가는 과정에 제가 실수를 해도 이리저리 고쳐나갈 수 있었는데, 단기 코칭은 한 시간이라는 시간 안에 도움을 줘야 되다보니, 코칭하는 사람들에게 있었던 패턴을 모아온 공략비급 같은 자료를 사용해 쏟아내듯이 코칭을 하며 한계를 많이 느끼고 있어요. 효과적인 단기 코칭이 사람의 실제 행동 변화로 이어질 수 있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그런 고민이죠.
탐정토끼 : 요즘엔 단기 코칭이나 단기 상담, 그래서 해결 중심 상담이나 동기면담 같은 것들이 단기간에 쓰면서도 상대방의 이야기를 잘 들어주고, 상대에게서 시작하는 것들을 잘 알려주는데, 어떻게 활용해나갈 것인지가 제 요즘 고민이예요.
탐정토끼 : 저도 메타인지, 메타인지 얘기를 하지만, 제가 코칭을 하는 게 어떤 패턴에 정형화되어 있고, 그 패턴을 벗어나면 낯설다고 느끼는 것을 생각하지 못했던 것 같아요. 사실 제가 코칭을 하는 걸 면밀히 보면 엄청 기이하다는 생각을 해요. 이 사람도 코칭한다고 하고 저 사람도 코칭한다고 하는데, 어떤 부트캠프에서 코칭한다는 것과 제가 코칭하는 건 분명 다를 거예요. 그리고 회사에서 코칭하는 것과 제가 전혀 본 적도 없는 사람을 코칭하는 것도 엄청 다른건데. 제가 본 적 없는 사람을 코칭하는 것에 너무 익숙해져 있어서 만날 만나고 인사하는 회사 사람들에 대해 놓치고 있고. 또 단기적으로 한 번 만나고 끝나는 사람들을 코칭하는 경우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못했었는데, 기존에 그게 얼마나 특이한 상황이었는지를 메타인지하고 생각을 했다면, 그런 것에 너무 익숙해지지 않고 더 많은 도움을 드릴 수 있지 않았을까. 그런 아쉬움이 남습니다. 그러다보니 1년 전에 제게 이런 말을 하고 싶습니다.
푸딩 : 생각하게 만들고 그 사이에 책 좀 읽으려고 했는데, 바로 답이 나오네요. 그럼 이 질문은 어떨까. 행사에서 발표를 하시고 나면 청중이 탐정토끼님에게 어떤 질문을 할 것 같나요? 또는 청중이 어떤 질문을 하면 좋으실 것 같은지?
탐정토끼 : 지금까지 발표한 인생의 패턴에서 봤을 때, 어떤 질문을 하셨을 것 같은지라는 질문과 이런 질문을 해주셨으면 좋겠다는 질문은 좀 다르긴 해요.
푸딩 : 다르죠. 두 번째 질문으로 첫 번째 질문을 부연 설명하는 게 아니라 질문 두 개 중 택일하거나 다 선택하는 것이거든요.
탐정토끼 : 우선, 남을 돕는 게 나한테 손해가 되거나 능력이 떨어져서 도우면 안 된다거나, 아니면 저처럼 학습과학에 대해 공부하지 않았는데 어떻게 사람을 돕냐고 질문하는 청자는 분명 있을 것 같아요. 이런 질문은 어떻게 답할지 마음 속에 그려놓은 답이 있어요. 제게 있는 이 역량은 사람들을 도우며 생긴 거죠. 회사 다니면서 메타인지에 대해 찾아보고. 아니, 얼마나 많은 사람이 회사 다니며 메타인지나 학습법에 대해 조사하겠어요. 한날님도 그렇게 느끼지 않으세요? 내가 예전에 회사에서 그냥 일할 때보다 푸딩캠프를 운영하면서 누군가를 코칭하고 돕다보니 학습법, 마음, 교수법 등을 더 많이 찾아보시잖아요.
푸딩 : 새로운 것도 찾아보고, 본 것도 다시 보고.
탐정토끼 : 그런 식으로 답변해드릴 것 같고.
탐정토끼 : 또 다른 질문은 불신의 질문들이 오지 않을까? 이렇게 아직 믿지 못하겠다는 맥락으로 하는 질문이 있을 것 같고요. 아까 얘기하신 것처럼 인공지능에 대한 질문도 나올 것 같네요. 최근에 제가 발표하는 자리에서 받아본 질문이예요.
탐정토끼 : 그리고, 제가 좋아할 질문이라하면, 청자의 고유한 경험이 담겨있는 질문이면 좋을 것 같아요.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질문 중에서 자신이 궁금한 게 아니라 세상에서 떠밀어서 하게 되는 질문이 패턴처럼 반복돼요. “제가 지금부터 열심히 공부하면 네카라쿠배에 갈 수 있을까요?” 같은 질문들요. 그런 것들은 불안에서 나오는 질문인데, 불안에 기인한 질문에 대해 “과연 네카라쿠배에 꼭 가야 될까요?”라고 되묻는 답변을 드려야겠죠. 이런 질문이 아니라 질문자의 삶에서 나온 질문, 그래서 이야기를 나누며 서로 새로운 걸 배우는 그런 질문이 나오면 좋겠어요.
푸딩 : 다른 연사자분도 모두 같은 맥락인데, 질문자 자신의 이야기가 담긴 질문을 받길 원하시네요.
탐정토끼 : 저는 소통하기 위해 트위터를 열린 채널로 활용하니 편하게 다가와 질문하시면 좋겠어요. 제 시간을 뺏는다고 생각하지 말고요.
푸딩 : 좋습니다.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탐정토끼 : 감사합니다.

쿠키 컨텐츠.

탐정토끼 : 제게 발표 제안을 해주셨을 때 하기로 마음 먹은 이유가, 원래는 인프콘에 발표하려는 주제 중 하나가 이 컨퍼런스에서 발표할 주제예요. 인프콘에서는 다른 주제로 발표하려 했는데, 탈락했죠. 언젠가 공개해야죠.
푸딩 : 발표 주제에 학습 단어가 들어가면 다 떨궜나? 저도 학습과 성장을 주제로 제안했는데 떨어졌거든요. 학습 안 해? 안 할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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