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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율과 효과가 좋은 학습 방법

학습의 토대가 되는 것은 기억입니다. 기억과 기억 인출은 수 많은 뇌 신경세포의 연결인 신경망에서 이뤄지는데, 새로운 지식은 기존 지식과 경합을 거쳐 살아남는 것이 기억으로 저장됩니다. 이 말은 더 많이 강하게 연결될수록 선명하고 빠르게 기억을 인출할 수 있는데, 기존 기억이 많을수록 단서를 붙여 연결될 여지가 많기 때문에 기억에 유리합니다.
우리의 뇌가 정보를 저장하는 방식은 컴퓨터가 메모리나 보조기억장치에 저장하는 방식과 다릅니다. 뇌 여러 부위에 걸쳐 단서가 붙은 정보 조각이 저장되고, 기억 인출을 할 때엔 인출하려는 정보와 관련된 단서가 붙은 정보를 뇌 여러 곳에서 가져와 재구성합니다. 그래서 기억은 부정확하고 불완전합니다. 그 대신 복잡한 뇌 신경세포의 연결에 따라 저장 용량은 사실상 무한대이며, 이런 재구성이 새로운 정보를 창출하기도 합니다.
자, 뇌의 동작 원리를 짧게 복습했으니 효율과 효과가 좋은 학습 방법을 알아보겠습니다. 이 학습법들은 서로가 서로에게 영향을 미치고, 연결되기도 하며, 비슷한 점이 있기도 합니다. 뇌가 기능하는 방식을 토대로 도출한 학습 원리이니 어찌보면 당연하겠군요. 이 글에서 다루는 학습법이 전부가 아닙니다. 이 글에서 다루지 못하는 학습법은 이후에 연재할 상황 별, 목적 별 학습법을 다루면서 소개하겠습니다.

복습

복습은 기억하는 데 아주 효과가 큽니다. 방법도 간단하고 투자 비용 대비 효과도 크죠. 우리의 뇌는 빠르게 기억을 잃어버립니다. 19세기 후반에 독일의 심리학자 헤르만 에빙하우스(H. Ebbinghaus)가 연구하고 제시한, 그 유명한 망각 곡선 가설을 보면 머리에 뭔가 남기는 할까 생각이 들 정도지요.
에빙하우스 - 망각 곡선
학습한 지 10분부터 망각이 시작되고, 20분이 될 때쯤엔 58%가 남고, 1시간이 지나면 44%가 남으며, 하루가 지나면 33%가 남습니다. 한 달이 지나면 21%가 남는다고 하고요. 이 가설대로라면, 우리가 뭔가를 학습한 후에 복습하지 않고 일상을 지내면 20~30% 정도만 기억에 남으며, 망각으로 사라진 영역은 기존 지식과 연결되어 정확하지 않고 잘못된 정보로써 저장된 채, 그리고 기억된 느낌을 안은 채 살게 되는 것일 겁니다. 그러니 알 것 같은데 틀립니다.
하지만 망각 곡선을 역으로 이용한다면, 즉 복습을 한다면 결과는 달라집니다. 학습한 후 20분쯤에 한 번, 1시간쯤에 한 번, 하루 정도 됐을 때 한 번, 한 달 정도 됐을 때 또 한 번 복습한다면 학습한 것의 많은 부분을 상당히 정확하게 기억할 겁니다. 개인 차는 있지만 복습이 장기 기억을 하는 데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은 여러 연구와 실험에서 증명되었습니다.
물론 앞서 설명한 복습은 까다롭고 현실성이 떨어집니다. 누가 옆에서 타이머를 들고 복습할 때를 찔러주지 않는 이상 말이죠. 그래서 많은 사람이 권하는 복습은 하루 안에 복습하는 것입니다. 또다른 복습하기 좋은 때는 학습하고 바로 복습하는 것입니다. 1시간 학습하고 10분 쉬고나서 30~40분 동안 복습하는 거지요.

시험

복습이 망각에 반복 입력으로 대응하는 기억 강화 방법이라면, 시험은 기억을 인출하여 기억을 강화하는 방법입니다. 기억이 날 듯 안 날 듯, 인지 능력에 부하가 실릴 정도로 인출을 시도하면 우리 뇌는 인출할 기억과 관련된 정보가 있는 신경망을 강화합니다. 중요하니 이렇게 기를 쓰고 떠올리는구나 하는 것처럼 강화하는 거죠.
교과서나 참고서에서 설명부가 끝나면 연습 문제를 출제하여 학습한 것을 시험해보게 합니다. 학습한 직후엔 비교적 망각이 덜 일어났을테니 10분 정도 쉰 후, 또는 10분 쉬었다 다른 과목을 학습한 후에 시험을 보는 것도 좋을 것입니다.
시험이 학습에 도움이 되는 또 다른 요소는 피드백에 있습니다. 피드백은 학습에 매우 중요합니다. 맞췄나 틀렸나를 알려주는 것이 피드백의 주요 기능인데, 목표를 향해 가도록 조정하고 보정해주는 기능도 합니다. 하지만 피드백 없이 문제를 푸는 행위도 학습에 기여한다고 합니다. 문제를 푸는 행위 그 자체가 인지 부하를 주며 기억 인출을 하는 것이기 때문이죠.
시험을 치르는, 다시 말해 시험 문제를 푸는 것과 다른 방식이지만 시험 효과를 내는 다른 학습법은 시험 문제를 만드는 것입니다. 어떻게 보면 푸는 것보다 더 어려운데, 문제 출제는 자신이 풀 수 있는, 즉 아는 범위 안에서 냅니다. 자신이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을 파악하는 인지 과정에서 이미 인지 부하가 시작됩니다. 게다가 문제를 만드는 과정은 자신이 아는 것을 자신의 언어로 설명하는 과정입니다. 높은 수준으로 반추하는 인지적 활동으로, 기억 인출, 정교화, 생성을 모두 강하게 일으킵니다.
문제를 내는 간단한 방법은 자신에게 질문하는 행동입니다. 핵심 내용이 무엇인가, 어떤 예를 들 수 있을까, 이미 알고 있던 지식과 연결지을 부분이 있는가 같은 질문이죠. 속으로 생각만 하는 건 생각하고 답하는 느낌만 받은 채 끝날 수 있으니, 답안지를 작성하듯이 필기하며 소리내어 읽으면 효과적입니다.

예습

여기서 예습은 선행 학습이 아닙니다. 학습할 주제에 대해 학습 전략을 짜는 행위에 가까우며, 선행 학습은 학습을 방해하는 대표적인 학습법입니다. 학습한 느낌에 속게 하는 함정 학습법이죠.
학습할 주제에 익숙하지 않거나 너무 어려우면 학습 효과를 높여주는 인지 부하를 넘어서 인지과부하를 일으킬 수도 있습니다. 특히 생소한 주제라면 자신이 어디로 향하며 학습하는지 알기 어려우며, 새로운 용어를 접하면 기존 지식과 연계해 학습하는 효율도 떨어지지요.
예습은 학습할 주제에 대해 큰 그림을 그리는 역할로 씁니다. 일반적인 내용에서 구체적인 내용으로 가는 길이 있을 때 자신이 일반적인 내용 지점에서 시작한다는 걸 인지하는 방법이 바로 예습입니다. 숲을 이룰 지형을 파악하고 나서 나무 하나 하나 관찰하고 심듯이, 숲이라는 큰 그림에 나무라는 지식을 맞춰넣는 체계(system)를 갖추는 것입니다. 체계가 갖춰지면 학습 과정은 단순해집니다.
세부사항에 파고 들어갔다 나와서 다시 다른 세부사항에 파고 드는 과정에서 의욕이 꺾이는 경험을 하기도 합니다. 길을 잃지 않게 큰 그림을 그려놓으면 이러한 의욕이 꺾이는 상황을 예방할 수 있습니다. 정신없이 휘둘리는 게 아니라 자신이 어디있는지 인지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어렵게 학습하여 학습 효과를 높이는 학습법을 예습에도 혼용할 수 있습니다. 예습할 때엔 마인드맵을 그리거나 자신만의 언어로 요약을 하고, 학습할 때엔 요약본을 참고하지 않는 거죠. 예습하며 요약한 것을 참고하며 강의를 듣는 게 아니라 아예 제껴놓고 강의에 집중하는 것입니다. 머릿 속에 그려놓은 큰 스케치에 강의에서 학습하는 세부사항을 채워나가는 데 집중하여 자신만의 학습 모형(model)을 구축해가는 것입니다.

교차 학습

교차 학습은 두 가지 이상의 과목이나 기술을 학습하는 거예요. 많은 사람이 한 번에 한 주제, 한 과목에 집중해서 숙달한 후에, 그 다음 것을 학습하는 것이 효과가 좋다고 여깁니다. 실제로 여러 주제를 번갈아가며 학습하면 산만하고 정신 없죠. 맥락 전환(context switching)에 드는 비용도 있고요. 학습하기 더 어렵습니다.
바로 그것, 학습하기 더 어려운 점이 역설적이게도 학습 효과를 높입니다. 인지 부하가 일어날 정도지만 포기할 정도는 아닌 정도의 난이도 또는 고난(😅) 속에서 학습하면, 쉽게 말해 어렵게 학습할수록 학습 효과가 큽니다. 숙련도와 장기적 기억 측면에서 유리하다고 하죠.
하지만 교차 학습은 그다지 인기있진 않습니다. 집중 학습보다 학습이 더디다고 느끼고, 초기 단계엔 학습 수행을 방해하는 역할로 작용하기 때문이죠. 가르치는 사람은 지지부진해 꺼리고, 학습자는 혼란스러워 꺼리지요. 하지만 여러분, 잘 기억해보세요. 학교에서 학습 시간표가 어떻게 되어있었는지.
학급 시간표
우리는 이미 교차 학습을 긴 시간 동안 경험해왔습니다. 😄

변화 학습

변화 학습이란, 학습한 것을 다른 상황으로 옮겨가며 변화를 적용하는 학습법입니다. 90미터 거리에서 목표점을 맞히는 연습을 하는 조(group)와 60~120미터 거리 안에서 계속 위치를 바꿔가며 던지기 연습을 한 조가 있습니다. 던지기 연습을 한 후 90미터 거리에서 던지는 시험을 봤는데, 60~120미터 거리 안에서 위치를 바꿔가며 던지기 연습을 한 조가 더 좋은 결과를 낸 실험 결과가 있습니다.
변화 학습은 무엇 하나 숙련되는 느낌이 잘 들지 않지만, 다양한 맥락을 더 잘 파악하고, 온갖 변수가 존재하는 현실의 다양한 상황에서 유연하고 융퉁성 있게 움직여 '움직임 사전'을 구축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변화를 준 연습으로 얻은 몸 움직임 지식은 다양한 변수에 대해 더 광범위하게 적용될 수 있도록 지식이 부호화된 것이지요.
변화 학습은 교차 학습과 한 쌍처럼 함께 사용합니다. 바로 뒤이어 소개할 시간 간격 학습법도 혼용해 어떤 대상을 번갈아 접하는, 즉 교차 학습과 변화 학습을 혼용하면, 각각을 구별하고 귀납적으로 사고하고 결론을 내리는 능력이 향상됩니다. 구체적인 요소로부터 일반적 요소를 도출하는 능력을 발휘하는 거지요. 또한 교차 학습과 변화 학습을 하면, 공통점과 차이점에 더욱 민감해집니다. 그래서 학습 대상에 대한 기억 표상을 섬세하고 복잡하게 부호화 할 수 있게 됩니다. 같은 지식을 기억해도 어떤 이는 더 풍부한 기억과 창의성을 발휘하는 이유입니다.

시간 간격 학습

우리에겐 시간 간격 학습보다 집중 학습이 더 친숙합니다. 제대로 익힐 때까지 한 번에 한 가지씪 집중해서 학습하는 거죠. 예를 들어, 단기 외국어 학습 캠프 같은 걸 들 수 있죠. 이 학습법은 단기 기억을 주로 사용합니다. 그래서 지식을 빠르게 학습하는 느낌을 주지만, 단기 기억에 잠깐 머물렀다 사라지고, 장기 기억에 온전히 자리잡지 못합니다. 그러니 망각 곡선에서 확인한 바와 같이 빠르게 망각하는데 정작 자신은 인지하지 못합니다.
집중 학습보다 시간 간격을 두고 학습하는 게 더 효과적인 이유는 정보처리모델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새로운 지식이 장기 기억에 저장되는 과정에 통합(Consolidation) 과정이 필요합니다. 기억 흔적(memory trace), 그러니까 새로운 지식에 대한 뇌의 표상을 강화하고 의미를 부여하면서 사전 지식과 연결하는 이 과정에는 몇 시간에서 며칠 시간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인출 측면에서도 시간 간격이 학습에 더 효과적인데, 시간 간격 동안 망각이 조금이라도 일어나고, 망각한 상태에서 기억과 지식을 인출하려면 더 노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학습을 하고 충분한 영양 섭취와 휴식을 하는 동안 통합 과정을 거치고, 학습한 걸 복습으로 인출하여 기억을 강화하는 것이 효과적인 건 어찌보면 당연합니다.

어렵게 학습하기

다른 의미가 있는 게 아닙니다. 글자 그대로 어렵게 학습하는 것 그 자체로 학습 효과를 높입니다. 여기서 어려움은 학습자가 극복할 수 있을 정도여야 합니다. 이를 바람직한 어려움(Desirable Difficulty)이라고 하지요. 의도적인 연습을 설명할 때 함께 거론되는 아이디어예요. 어렵게 학습하는 것이 학습에 더 효과적이라는 걸 많은 이들이 쉽사리 수용하지 못하는데, 우리의 직관에 반하기 때문이지요.
하지만, 우리가 어떻게 느끼든간에 뇌는 인지적 부하가 실리는 노력을 들이면, 나중에 더 정확하고 빠르게 기억을 인출하도록 신경망을 강화합니다. 뇌는 합리적인 사고나 판단을 하기 위해 만들어지고 진화한 기관이 아니라 신체 예산(알로스테시스)을 최적으로 운용하여 신체가 죽지 않도록 하는 기관이라고 합니다. 전두엽이 많은 신체 예산을 소모하며 인지적 노력을 가해야 한다면, 그 상황을 피하거나 효율적으로 사고하도록 뇌의 신경망을 조정하는 것이 뇌의 입장에선(?) 낫습니다. 바로 뇌의 가소성이지요.
실험에 따르면 책을 위와 아래를 180도 돌려서 읽는 것만으로도 학습 효과가 상승한다고 합니다. 중간 중간 오탈자가 있거나 강의자가 웬지 미덥지 못한 상황에선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집중하여 인지적 노력을 할 수 밖에 없어 학습 효과가 증가할 수 있다고 합니다. 평범한 글보다 미묘하게 초점을 벗어난 글을 읽는 경우에 글 내용을 더 잘 회상했다고 합니다.
극복할 수 있는 어려움을 극복하는 노력은 능동적으로 학습하는 효과를 냅니다. 이런 능동성은 상황을 통제하고 주도한다는 기분을 내어 도파민과 노르에피네프린 분비를 촉진하고, 그 결과 집중력과 인지력 상승하는 선순환이 이뤄하지요.
그렇다고 매번 책을 뒤집어 읽고, 책에 있는 글자를 일부러 지우거나 오타로 고치는 방식으로 학습할 수는 없습니다. 바람직한 어려움을 갖고 학습하는 방법은 쉽게 실천할 수 있지요. 특별한 장치 없이 학습하는 방법만 조금 바꿔도 충분합니다. 가령, 문제를 푸는 거예요. 대부분 교과서나 학습서는 학습한 내용에 대해 적당한 난이도로 기획한 문제를 제공합니다. 문제를 풀기 위해 노력하고, 답이라는 피드백을 받았을 때 문제와 답을 처리하도록 부호화가 일어납니다. 기억을 인출할 단서 역할도 하고요. 틀릴까봐 시도하지 않는 것보다 문제를 풀려고 노력하고 시도하는 것이 훨씬 낫습니다. 이 말은 우리가 틀리거나 실수하는 걸 기피할 필요가 없다는 말입니다. 그 과정이 학습에 더 효과적이니까요.
실수를 기피하는 태도는 학습 효율을 실제로 떨어뜨립니다. 우리는 학습하며 작업 기억을 사용하는데, 작업 기억 용량의 상당 부분을 자신이 실수하지 않도록 감시하는 데 쓰여서, 학습하는 데 가용할 작업 기억 용량이 줄기 때문이죠.

피드백

피드백은 학습하는 데 매우 중요합니다. 피드백을 받지 못해도 학습이 이뤄지고 성장해 나아갈 수 있습니다. 엉뚱하거나 틀린 방향으로 나아갈지도 모른다는 점이 문제지요. 어려운 수학 문제를 힘겨워하며 풀었는데 맞았는지 틀렸는지를 1년 후에 알려준다면, 문제를 풀어내는 것 자체는 학습이 되고 점차 익숙해져서 빠르게 풀어낼지 모르지만, 답은 계속 틀릴게 되는 거지요.
학습에 있어서 실수는 필수불가결합니다. 실수를 개의치 않고 문제를 풀려는 노력 자체가 학습에 효과가 좋습니다 실수를 성장 요소로 수용해야 합니다. 단, 실수를 바로잡아주는 피드백을 받아야 실수가 학습되지 않습니다. 실수를 기피하여 시도하지 않는 수동적인 학습 전략에 비해 실수와 피드백이 병행하는 학습법이 보다 정확한 정보를 익히는 데 유리하지요.
피드백을 주는 시기는 어떤 학습이냐에 따라 다르지만, 즉각적인 피드백보다 지연된 피드백이 장기적인 학습에 더 도움이 됩니다. 예를 들어, 문제를 푸는 경우, 즉각적인 피드백은 피드백 자체가 문제 푸는 과업의 일부가 되어버립니다. 가령, 문제를 풀 때마다 즉각 체벌이라는 피드백을 지속적으로 받으면, 피드백이 없는 실제 상황이 닥쳤을 때 이미 형성된 행동 패턴으로 대응하지 못하게 되는 것이지요. 연구에 따르면, 시험이 끝난 후 틀린 것을 찾아본 집단이 학습 내용을 더 잘 기억한다고 합니다.
학습한 것에 피드백을 받는 일반적인 방법은 시험을 보는 것입니다. 학습한 것을 안다고 느끼는 것과 아는 것을 증명하는 것은 전혀 다른데, 시험은 이를 구분해주죠. 그런 불편한 진실을 마주하게 해서 우리는 시험이 달가워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우리를 불편하게 하는 시험을 자주 보는 게 더 좋은 학습 효과를 냅니다. 학기 중에 큰 시험을 2~3회 치르는 것보다 쪽지시험 9회 치르는 것이 학습 효과가 더 좋았다는 사례가 있어요. 물론 쪽지 시험도 성적에 반영되며, 학생들에게도 고지했습니다. 큰 시험 2~3회를 치를 경우, 각 시험에 대한 부담과 불안이 커져 인지력을 떨어뜨리고, 시험 간 시차가 커서 앞선 시험에서 받은 피드백이 이후 학습에 대한 효과로 이어지기 어렵습니다. 그에 반해 쪽지 시험 9회는 큰 시험에 비해 상대적으로 편안하게 느끼고, 쪽지 시험 간 시차가 길지 않아 학습 효과가 복리로 커지는 효과를 낸 것으로 봅니다.
무언가를 잘 했을 때 칭찬하는 방식엔 두 가지 칭찬 종류가 있습니다. 똑똑하다, 재능있다, 와 같이 그 사람이 애초에 보유한, 또는 타고난 능력을 칭찬하는 종류와 열심히 노력했다, 와 같이 그 사람이 학습하는 과정을 칭찬하는 종류입니다. 심리학자 캐롤 드웩에 따르면 후자가 학습과 성장에 더 효과적입니다.
연습하지 않는다고 말하는 강백호 - 슬램덩크
출처 : 슬램덩크, 대원미디어
똑똑하다는 칭찬은 학습자로 하여금 수행 목표(performance goal)를 갖도록 합니다. 학습자는, 능력은 자신에게 내재되어 고정되어 있다고 느끼고, 무의식적으로 자신의 잠재력을 제한하게 됩니다. 그래서 자신의 능력을 입증하는 데 집중하여 실패를 기피하며, 도전을 하기 보다는 성공한 것을 반복해서 도전하거나 새로운 도전에 위험을 감수하지 않고 일찌감치 포기합니다. 연습을 기피하기도 하는데, 자신의 타고난 능력을 문제를 풀어낸 것으로 보여야 하기 때문입니다.
열심히 노력했다는 칭찬은 학습자가 학습 목표(learning goal)를 갖도록 합니다. 학습 과정에 수행 목표를 두면 능력은 타고나 고정된 것이라 여기지 않고, 역동적이고 변화하는 것이라고 느끼게 됩니다. 실제로도 뇌는 변화하고요. 뇌의 가소성, 기억하시죠? 학습자는 새로운 지식이나 기술을 얻으려 노력하는데, 난관을 만나면, 자신의 집중력에 자극을 주고 더 능동적이고 창의적으로 생각하도록 도와주는 정보이나 도구로 난관을 여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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