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드백을 통해 성장의 방향을 찾는 개발자
많은 주니어 개발자들이 업무에서 성장을 고민할 때, 기술적인 난이도를 높이거나 새로운 프로젝트를 시작해야만 성장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성장의 방향은 기술적 난이도가 아니라, 내가 어떤 문제를 해결했고, 어떻게 해결했으며, 그 결과가 무엇인지에 대한 피드백을 주고받는 과정에서 더 뚜렷해지지요. 최근 멘토링에서 만난 유남주님(가명)의 사례는 이 점을 명확히 보여줍니다.
유남주님은 회사에서 그로스 엔지니어로 AB 테스트나 이벤트 프로모션을 주로 개발하고 있습니다. 언뜻 들으면 다양한 시도와 도전이 가능한 업무처럼 보이지만, 실제 유남주님의 업무는 주로 반복적인 작업에 그쳤습니다. 또한, 개발을 할 때도 복잡한 기술 문제나 엣지 케이스는 보통 고객지원(CS) 팀으로 넘기는 회사의 업무 방식 탓에 기술적으로 깊이 있게 성장할 기회를 얻기 어렵다고 느꼈습니다. 이렇게 제한된 업무 환경 속에서 유남주님은 자신이 과연 제대로 성장하고 있는지 점점 의심을 품게 되었지요.
이번 멘토링에서 저는 유남주님의 고민을 정확하게 파악하기 위해 다각도로 대화를 이어갔습니다. 그는 반복적인 업무 속에서도 기술적으로 더 깊이 있게 도전하고 싶은 욕구가 있었고, 자신의 작업이 실제 고객과 회사 프로덕트에 의미 있는 기여가 되고 있는지를 확인받고 싶어했습니다. 이런 욕구가 충족되지 않자, 유남주님은 점차 불안감을 느꼈고, 이는 업무 동기 부여와 성장 의지를 낮추는 원인이 되었습니다.
피드백이 없는 업무 환경이 주는 불확실성
유남주님의 가장 큰 고민은 회사 내에서 자신이 진행한 업무에 대한 명확한 피드백이 부족하다는 점이었습니다. 멘토링 과정에서 유남주님은 업무를 진행할 때 항상 일정을 철저히 관리하고, 예상 시간을 거의 완벽하게 지킨다는 강점을 가지고 있었는데요. 스스로의 성과를 확인하거나 더 나은 방법을 찾기 위한 외부의 구체적인 피드백이 부족하자, 본인의 성과와 가치를 객관적으로 판단하기 어렵다고 느꼈다고 했습니다.
저는 대화에서 유남주님의 현재 업무 방식과 환경을 탐색하며, 유남주님이 가진 성장 욕구와 현재의 업무 환경 사이에서 어떤 갈등이 일어나는지를 파악했습니다. 특히 멘토링 중 유남주님이 "내가 왜 이 일을 해야 하는지 자꾸 잊어버려서 목표를 명확히 적어두고 다시 보는 습관을 최근에 가지게 되었다"는 이야기를 듣고, 유남주님이 실제로는 피드백을 갈망하고 있음을 발견하였습니다.
저는 유남주님이 가진 장점과 그 장점을 활용하여 어떻게 피드백 체계를 만들 수 있는지 구체적인 방법을 함께 탐색했습니다.
스스로 만들어가는 피드백 체계

저는 유남주님에게 작은 목표를 설정하고 이를 사수나 팀원과 주기적으로 소통하면서 피드백을 요청하는 방식을 제안했습니다. 업무 성과를 정량적으로 기록하고, 이를 토대로 본인이 하고 있는 일의 가치를 스스로 평가하며 개선해 나가는 방식이지요. 예를 들어, 평소 3시간 걸리던 작업을 IDE 활용도를 높여 2시간으로 단축했다면 그 시간을 기록하고, 이를 사수나 팀원과 공유하여 구체적인 피드백을 요청하는 것입니다.
또한, 유남주님의 상황을 더 깊게 이해하기 위해 사수 및 주변 동료와의 관계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그 과정에서 유남주님의 회사는 스쿼드 조직으로 운영되지만, 실제로는 유남주님이 사수와 함께, 즉 두 명이 거의 모든 업무를 처리하고 있어 다른 사람들과 소통할 기회가 거의 없다는 점이 밝혀졌습니다. 유남주님은 기술적 성장뿐 아니라 회사 내 소통 환경과 업무 방식에서 고립되어 있었던 거지요.
저는 유남주님의 이런 환경적 한계를 고려해 작은 목표 설정 외에도, 동료들과의 소통을 통한 인지적 과제 분석(Cognitive Task Analysis) 인터뷰 방식을 활용하는 것을 제안했습니다. 전문가의 암묵적 지식을 끌어내는 이 방법은 유남주님에게 회사 내부의 지식과 숙련도를 효과적으로 높일 기회를 제공할 수 있을 겁니다.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구체적이고 정량적인 피드백 체계 구축
멘토링이 끝날 즈음, 유남주님은 멘토링을 통해 구체적인 실행안을 얻었다며 밝은 표정을 보였습니다. 유남주님은 이제 자신이 어떤 일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처리하는지 구체적인 데이터를 통해 스스로를 평가할 방법을 알게 되었습니다. 기술적인 성장뿐 아니라 자신이 기여하는 방식에 대한 확신을 얻고, 심리적 안전감을 찾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유남주님의 사례는 많은 주니어 개발자들에게 중요한 메시지를 줍니다. 회사가 제공하는 성장 기회가 부족하다고 느껴질 때, 스스로 목표와 피드백 구조를 만들어 나가면 성장의 불확실성을 해소할 수 있습니다. 또한, 회사 환경의 제약을 변수가 아닌 상수로 받아들이고, 그 안에서 자신의 성장을 최대화할 방법을 찾는 태도도 중요합니다.
피드백을 근간으로 협업하며 성장의 방향을 명확히 하는 것, 유남주님이 찾은 이 방법은 많은 주니어 개발자들이 회사와 개인 사이의 균형을 찾고,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뤄나갈 수 있는 실천 가능한 해결책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