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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르데님의 토이스토리 1기 수료 인터뷰

푸딩 : 안녕하세요, 베르데님. 식사하셨어요?
👩🏻 베르데 : 안녕하세요, 한날님. 아직 못했어요.
푸딩 : 어이쿠, 얼른 인터뷰하고 식사하시러 보내 드리겠습니다. 간단히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 베르데 : 저는 토이스토리의 손절보안관팀에서 기획자와 PM 역할을 맡은 베르데라고 합니다. 햇수로 8년차 기획자예요.
푸딩 : 기획자는 개발 직군이나 마케팅 직군 등 여러 직군 사람과 자주 많이 소통하잖아요. 그러다보면 개발이나 디자인 등 기획 업무를 기반으로 구현하거나 실체화하는 업무를 하고 싶어서 전직하시는 기획자가 종종 있더라고요. 이력서 멘토링하다보면 기획 직군 출신인 개발자를 심심찮게 만나요. 베르데님은 그런 생각한 적 없나요? 더구나 8년 차라면 그런 생각 여러 번 하셨을 것 같은데.
👩🏻 베르데 : 어, 있어요, 있어요. 워낙 이것 저것 호기심을 갖다보니 디자인도 배우고 싶고, 애니메이션도 배우고 싶고, 개발도 배우고 싶고 그래요. 그래서 생활코딩에 있는 강의를 보기도 했는데, 실행에 옮기진 않고 있습니다.
푸딩 : 실행에 옮기진 않아요, 도 아니고 실행에 옮기진 않고 있습니다, 라고 하니 확고한 의지로 실행에 옮기지 않는 중이라고 전해지네요. 그럼 기획 업무를 계속 보시거나 선호하시는 이유가 있어요?
👩🏻 베르데 : 기획을 좋아하는 이유 중 하나가, 기획 업무에 창작하는 영역이 있어 제 호기심과 결이 같다고 생각을 해서, 제 창작 욕구가 충족되는 업무같아요. 아무튼, 자신의 기술로 즉각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디자이너나 개발자분들이 조금 부럽기도 했는데, 그렇다고 전직하고 싶은 정도는 아니예요. 기획을 하는데 좀 더 내 걸 만들고 싶다, 그런 생각이에요.
푸딩 : 처음에 일을 시작하실 때 기획 직군 사수가 있었어요?
👩🏻 베르데 : 네, 네. 있었어요. 초반에는 사수가 진행하는 프로젝트의 보조 기획자로 일을 시작했어요. 함께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는 이것 저것 물어볼 사람이 있었는데, 이후 단독으로 다른 프로젝트에 투입이 되어 처음 책임지는 상황이 되면서부터 어려움을 많이 느꼈어요. 주체적으로 일을 할 수 없는 환경이나 상황에 답답함을 좀 느꼈죠. 혼자 뚝 떨어져 프로젝트를 진행하니 아무것도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걸 자각했어요. 그래서 알아서 이것 저것 찾아다니고, 옆 동료에게 물어보기도 하며 일을 알아갔어요.
푸딩 : 옆 동료는 같은 직군이었나요?
👩🏻 베르데 : 다른 직군이요.
푸딩 : 와아, 혼자 다른 직군과 소통하며 기획쪽 일을 알아가야 했다니, 힘드셨겠어요.
👩🏻 베르데 : 그때 너무 스트레스 받고 힘들긴 했지만, 이 일을 내가 주도적으로 진행하고 있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어요.
푸딩 : 기획 업무 중 디렉팅 경험을 하신 것 같네요.
👩🏻 베르데 : 그런 거 같아요. 근데 그때 다니던 회사는 외주개발사다 보니 막상 제게 결정권이 그렇게 있는 편은 아니었어요. 그보다는 주로 중간에서 의견 조율하는 일을 했죠.
푸딩 : 이해당사자는 많았나요?
👩🏻 베르데 : 네. 이해당사자가 많은데, 이곳 저곳에서 결정해달라는 요구가 많았어요. 저는 “제가요? 저는 막내 기획자인데요?”라고 반응했지만, 그런데도 제게 결정해달라고 했어요. 그래서 의사결정하는 과정과 방법을 배워갔던 것 같아요.
푸딩 : 사수가 있을 때와 부재할 때를 선명히 대비되게 경험하셨는데, 지금에 와서 비교하면 어떤 차이가 있어요?
👩🏻 베르데 : 처음엔 이미 조성된 환경이나 시스템이 있어서 있는 걸 갖다 쓰면 됐어요. 설정된 WBS(Work Breakdown Structure)에 따라 일을 하고, 정리된 문서 형식을 따라 문서를 작성하고. 자연스레 체화되는 게 되게 좋았어요. 그땐 몰랐는데, 사수가 없는 다음 직장에 가서 그런 시스템과 데이터베이스의 존재감을 인식했고, 사수의 존재도 비로소 인식했어요. 보고 배울 모델이 있다는 점도 있고요.
하지만, 사수가 있어도 저를 지원하고 키워줄 상황이 안 되는 환경도 있었어요. 지금 당장 쳐내야 하는 프로젝트가 많아서 제게 투자할 자원이 많이 없구나, 라는 생각이 드는 환경이었어요. 사수도 실무치느라 바빴달까요. 사수가 제게 신경써주고 싶어하는 마음을 느꼈지만, 현실적으로는 불가능했어요. 어느 시점부터는 실무적인 도움과 일에 대한 동기부여 모두를 줄 수 있는 사수를 만나는 건 불가능할 수도 있겠다,라고 생각한 때도 있어요 .
푸딩 : 흑화하셨던 겁니까... 베르데님 캐릭터와 안 어울리는데.
👩🏻 베르데 : 그래도 마지막 직장에서 좋은 사수와 팀을 만나서 정말 많이 배우고 재밌게 일했어요. 일하면서 좋은 사수나 팀원을 만나는 건 정말 큰 행운이고, 쉽지 않은 일이란 걸 실감했어요.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경력동안 많은 협업 관계를 겪어봤고, 정말 일 잘한다고 생각한 사람도, 롤 모델로 삼고 싶은 분들도 많았는데요. 그런 분들에게 엄청 많은 걸 배웠어요. 그래서 꼭 사수를 통해서만 배우는 게 아니라 협업 관계든, 동료든 일하는 관계로 만난 모든 분들에게 배울 점이 있다고 생각하면 사수가 없더라도 얼마든지 성장할 수 있다고 생각 합니다.
푸딩 : 맞아요. 조금 보태자면 사수에게서 배우고 성장하는 것과 동료에게서 배우고 성장하는 건 결이 다르긴 해요. 길을 가본 사람에게서 길 안내를 받는 것과, 그 길을 가본 적 없는 사람끼리 시행착오를 겪으며 가는 게 다르거든요. 우열은 아니고 단지 다른 성장 방법이죠.
푸딩 : 토이스토리는 어떤 계기로 참여하신 거예요?
👩🏻 베르데 : 이전 직장 동료분이 참여를 제안하셔서 가벼운 마음으로 참여했어요. 근데 합류해보니 제 가벼운 마음과 달리 체계적인 프로그램이라는 걸 알게 됐어요. 스크럼, 회고, 코칭 세션 등. 그리고 생각보다 해야할 게 많다는 것도 알게 됐어요. 토이 프로젝트라고 해서 내가 너무 가볍게 생각했나? 생각했죠. 그래도 폐끼치지 말아야 하니까 최선을 다했어요.
푸딩 : 최선을 다했기에, 팀원분들 피드백도 좋고, 프로젝트도 만듦새 좋게 나왔다고 봐요.
👩🏻 베르데 : 감사합니다.
푸딩 : 햇수로 8년 차 경력이라면 그동안 여러 프로젝트를 출시해 운영해보셨을텐데, 이번 출시와 운영 과정에서 경험한 다른 점이나 좋았던 점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 베르데 : 기본적으로 기획 직무상 해야 하는 일들은 크게 다르진 않아요. 프로젝트마다 서로 다르듯이, 저희 프로젝트도 기존에 경험한 프로젝트와 흐름이 다르다보니 새롭게 경험한 게 많았어요. 와이어프레임도 그렇고, 사용자 인터뷰도 해보고, 시각화도 조금 더 선명하게 해봤죠. 그래서 웹 서비스 만들 땐 이렇게 하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예전보다는 전체 흐름에 대해 더 잘 그려지는 경험을 해서 좋았죠.
👩🏻 베르데 : 다양한 개발 직군과 협업하는 것도 새로웠고, 툴이나 대시보드 같은 것도 다 새로웠어요. 얕지만 개발자분들과 이야기 나누며 개발 용어도 알아가는 것도 새로웠어요. 첫 직장 빼고는 개발자랑 소통하는 일이 생각보다 없었거든요. 그래서 이번 토이스토리에서 인프라, 백엔드, 프론트엔드 개발자분들 옆에서 이야기 들으면서, “아, 개발자들은 이런 식으로 일을 진행하는구나” 그런 걸 파악할 수 있어서 재밌었어요.
푸딩 : PM으로서 서로 다른 직군 간 의견 조율이나 의사 결정을 하셨을텐데, 기억에 남는 경험이 있으신가요?
👩🏻 베르데 : 제가 부탁을 했을 때 우선순위 문제를 정하는 고민을 했어요. 실제 회사에서 하는 프로젝트라면 비용이나 매출같은 지표가 명확히 있는데, 토이 프로젝트이니 그런 게 없고, 각자 이 프로젝트에서 원하는 바가 있을텐데, 사람마다 토이 프로젝트에 대해 각자의 목표가 다르잖아요.
👩🏻 베르데 : 그런 와중에 제가 기획상 필요한 기능이 있어서 개발자분께 물어볼 때, 개발자분은 토이 프로젝트니까 개발자로서 도전적으로 임해보고 싶은 마음에 무조건 구현을 수락할지도 모르죠. 하지만 PM으로서 리스크 관리도 중요한 역량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무조건적으로 개발자분들에게 기획자로서 원하는 모든 기능을 요청하는 것보다는, ‘이게 정말 꼭 필요한 기능인가? 빠르게 출시라는 목적을 이루면서, 적은 기능으로 목적을 달성하고 효율적으로 프로젝트를 진행할 수 있지 않을까?’ 에 대한 고민을 한 번 더 하는 것도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해요.
푸딩 : 맞아요. 엔지니어링에 있어서도 중요한 부분이죠. 근데 토이 프로젝트라는 특성이 끼얹어지면...
👩🏻 베르데 : 네, 그렇다고 너무 보수적으로 일정을 관리하면 개발자 입장에서 하드 스킬 측면에서 얻어가는 게 줄어들고요. 원래 이번 프로젝트는 개발자분들이 먼저 기획한 프로젝트에 제가 2차로 참여한 것이기도 하고, 후발주자로 투입된 이후 개발자 분들과 기획적인 부분에서도 고민을 나눌 시간이 많아서 그런 부분에 있어서 원만하게 진행되었다고 생각해요.
푸딩 : 풀스택 개발팀에서 PM으로 협업하며 다차원스러운 고민을 하셨네요. 개발자의 욕심도 헤아리시고. 그런 측면에서, 기획자나 PM이 토이스토리에 참가한다면, 그분들이 어떻게 하면 많이 뽑아갈 수 있을지 조언해주세요.
👩🏻 베르데 : 출시를 하세요. 출시. 출시. 꼭 출시. 그리고 출시해서 운영하는 것.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가며 사용자를 늘려가 서비스를 성장시키는 것 . 지인에게 공유하는, 그렇게 직접 발로 뛰는 그런 홍보를 하는 게 고객과 서비스가 함께 성장하는 데 제일 효과적이라 생각해요.
푸딩 : 고객과 함께 성장하는 프로젝트라니 정말 멋지네요. PM으로서 토이스토리에서 쌓는 경험이 좋은 점도 들려주실 수 있을까요.
👩🏻 베르데 : 가장 큰 좋은 점은 기획자를 위한, PM을 위한 토이 프로젝트를 개발하는 프로그램을 별로 못 본 것 같아요. 보통은 개발자들끼리 모여서 하니까 팀에 기획자가 저처럼 포함돼서 함께 협업하는 구성을 그렇게 많이 못 본 것 같아요 . 개발자 틈바구니에서 함께 뭔가 할 수 있다는 점이 좋은 것 같고요. 개발이나 디자인은 필수 직군이지만, 기획은 필수가 아닌 경우가 많잖아요. 잘하는 것과 별개로 기획은 누구나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아요.
푸딩 : 쉬운 직군이 아닌데, 여차하면 제가 할게요, 이런 경우가 흔하죠. 마음에 맞는 기획자 구하기 어렵다는 현실적인 문제에 기인한 것이다만.
👩🏻 베르데 : 토이스토리 2기는 풀스택으로 개발팀을 구성하나요?
푸딩 : 네, 그렇게 모집하고 있습니다.
👩🏻 베르데 : 풀스택 개발팀에서 협업한다면 기획자 입장에서는 좋은 것 같아요. 직군 간 소통에 필요한 능력이 분명 있다고 생각을 하는데, 협업하는 데 있어서 타 직군이랑 소통해야 하는 경험이 중요하다고 생각 해요. 저는 토이스토리에서 소프트 스킬이 좋은 개발자분들과 일을 할 수 있었는데, 현업에서 소프트 스킬이 좋은 개발자랑 협업한 것은 특장점이 될 수 있을 것 같아요.
푸딩 : 오, 그런 점에서, 그러니까 PM으로서 토이 스토리의 프로젝트를 경험한 장점은 또 뭐가 있었나요?
👩🏻 베르데 : 현업에서 실제 서비스를 운영하는 건 PM으로서 너무 부담스럽잖아요. 매출에 영향을 주는 실수를 할지 모른다는 부담이랄까요. 하지만 토이스토리는 토이 프로젝트를 개발해 운영하니까, 매출에 영향을 줄지 모른다는 부담없이 실수를 마음껏 할 수 있는, 하지만 출시해서 실제로 운영하는 프로젝트이니까, 그리고 그런 프로젝트를 만드는 팀 빌딩이 된 상태니까 PM에겐 너무 좋은 것 같아요 . 저는 이번 경험을 나중에 만들 웹 서비스의 개발 프로세스에 활용해봐야겠다 생각하고 있어요. 시작부터 출시와 운영까지 한 사이클을 다 돌았거든요.
푸딩 : 멋진 경험을 하신 것 같습니다. 인터뷰에 시간 내주셔서 고맙습니다.
👩🏻 베르데 : 감사합니다!
푸딩 : 근데 아까 배달 음식 도착한 것 같던데요?
👩🏻 베르데 : 앗!
토이스토리 3기 모집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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