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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날 코치의 토이스토리 1기 1차 프로젝트 회고

에세이, 컨퍼런스
2024. 10. 26. PM 10:01:48
토이스토리는 푸딩캠프에서 운영하는 토이 프로젝트 제작 프로그램이에요. 각 기수 별로 명확한 주제를 갖고 두 개 프로젝트를 만들지요. 1차 프로젝트는 무조건 출시하여 고객에게 피드백을 받으며 운영하는 것이 주제이자 목표입니다. 다른 출시를 미루거나 하지 않을 어떤 이유도 조건도 허용되지 않아요. 무조건 출시해야 하죠.
1기는 3개 팀이 조성돼 2024년 8월 19일에 시작했고, 1주 기획, 4주 개발, 2주 운영, 1주 발표회 준비를 소화해 10월 19일에 1차 프로젝트를 마쳤어요. 코치로서 세 팀이 겪은 여정을 회고해보려 합니다.

팀 빌딩

토이스토리는 발표회를 제외하면 전 과정을 온라인에서 진행해요. 오리엔테이션(이하 OT)도 마찬가지고요. 따라서 OT의 꽃인 팀 빌딩도 온라인에서 진행됐는데, 서로 처음 만나는 사람들인데 잘 이뤄질지 걱정을 비웃듯이 매우 활발하게 구글 스프레드시트에서, 그리고 디스코드에 모여 실시간 소통하며 팀이 하나 둘 만들어지더라고요. 정규 OT를 마치고도 긴 시간 동안 팀 빌딩하는 모습을 지켜보는 저도 설레고 끼고 싶었습니다.
팀 빌딩을 이벤트로 간주했다는 점은 아쉽습니다. 이벤트가 아닌 팀 빌딩 주간으로 설정해야 했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제 예상보다 팀이 자리를 잡는 데 시간이 걸렸는데, 개발 기간 2주차, 즉 기수 시작한 지 3주차에 자리잡아가는 모습이었어요. 토이스토리 2기에선 이 부분에 대해 여러 보완책을 준비했습니다.

개발 마일스톤

개발 1주차

개발 1주차는 서로의 개발 성향이나 수준, 협업 체계 구축 등을 하는 주간이에요. OT에서 제가 강조했던 건 1주차엔 이런 일들을, 4주차엔 배포 준비와 배포를 하며 시간을 보낼 가능성이 크며, 따라서 실제 개발할 시간은 2주 정도이므로 기획에서 개발 사양을 잘 정하고, 1주차에 개발 준비와 환경을 잘 구축해야한다는 점이었어요. 매주 진행하는 멘토링 자리에서는 완성된 기획보다는 프로젝트의 핵심을 정하고, 개발해가며 기획을 확장해갈 것을 제안하기도 했죠.
하지만 각 팀은 잘 진행되지 않는 모습이었어요. 기획 주간에 끝났어야 할 기획을 개발 1주차에서도 계속 진행하기도 하고, 프로젝트 범위를 잡는 데 어려움을 겪기도 했죠. 사실상 팀 빌딩과 기획을 연장해서 진행하는 1주차가 되었어요. 그래서 밤이면 밤마다 각 팀의 디스코드 음성 채널은 북적거렸습니다.
결국 기획을 1주 더 하게 되었고, 팀원들과의 논의를 통해 프로젝트를 재정비하며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진행하면서는 짧은 시간 내에 서비스를 출시해야 했기 때문에 멘토링을 통해 조언받은 대로 우선은 팀원들이 퍼포먼스를 얼마나 낼 수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최소 필수 기능만을 개발 완료한 후에 추가 기능을 개발하기로 결정하였고, 결과적으로는 최소 필수 기능만 개발 완료한 채로 출시하게 되었습니다.

🎤 참여자 인터뷰 중에서
이에 대해 참여자의 피드백을 수용하여, 설레지만 다소 정돈되지 않아 혼란스러운 기획 주간과 1주차에는 코치가 밀착 지원을 토이스토리 2기에서 할 계획이에요.

개발 2주차

개발 2주차엔 프로젝트가 고객에게 전달하는 핵심 가치를 구현하는 기간이에요. 만약 일정이 변경되어 당장 출시하더라도 제품의 핵심은 고객에게 전달해야 하는 버전을 만들어야 하죠.
실제로는 팀이 혼란에 빠져 힘든 시간을 보냈어요. 참여자 거의 전원이 회사를 다니거나 학교에 다니는 식으로 본 업무가 있다보니, 밤 늦게까지 회의하며 협업하는 기간을 3주 가까이 보냈고, 체력적으로 힘들어져 예민해지는 시기였죠. 기획과 프로젝트에 대해 확신은 들지 않고 개발도 아직 불 붙기 전이라 다소 더디기 때문이죠. 게다가 벌써 개발 기간 4주 중 2주를 썼다는 일정 상황에서 압박감이 일어나 스트레스로 다가옵니다.
하지만 이 극심한 스트레스를 극복하자 보상이 주어졌는데, 바로 서로에 대한 라포(Rapport)가 형성되었다고 팀들은 말합니다. 게다가 대부분 팀은 2주차에 모여 안면을 트고 식사하는 자리를 가졌어요. 제가 거듭 팀에 권장한 것이 되도록 빠른 시일 안에 팀이 모여 식사를 하라는 거였거든요. 팀 프로토콜이 잘 맞아야 작업 효율이 증가하고 혼돈과 혼란이 뒤섞인 시기에 서로를 믿고 버텨낼 수 있기 때문이죠.
2기에서는 팀 빌딩과 기획을 더 단단하게 하면서도 빠르게 치를 방법을 설계하고 있습니다. 쉽진 않아요. 기간을 넉넉히 배정하면 시간과 돈이 아깝다고 여길 사람이 있을테고, 그렇다고 적게 배정하면 실제 프로젝트 기간에 혼란과 갈등하는 시간을 보낼 가능성이 커지고요. 자세한 건 2기에서 풀어보겠습니다.

개발 3주차

개발 3주차부터 각 팀은 본격 개발을 시작했습니다. 이 시기엔 저도 고민이 많았습니다. 토이스토리 프로그램을 설계한 기준으로 2주, 지연을 감안한 예상 일정 기준으로 1주나 차질이 있는 상황이고, 팀 이탈 등 진통 후유증도 있었기 때문이죠. 그래서 처음 기획하고 설계한 프로그램 계획에 없는 판단을 내렸습니다. 첫 번째는 팀원 충원이었고, 두 번째는 팀장 간 회동을 제안하는 것이었죠.
다행히 두 판단 모두 주효했습니다. 새로 합류한 이들은 다소 의기소침한 각 팀에 활력을 불어넣었고, 빈 자리에 대한 염려를 줄여주었죠. 팀장 간 회동은 팀이 불안과 혼돈, 체력 저하 등을 겪으면 그 누구보다 팀장이 힘들기 때문에 마련한 이벤트였어요. 이심전심을 염두에 두었고, 팀장님들이 무척 즐거운 시간을 보냈던 것으로 보입니다.
아쉬웠던 점은 제가 팀 활동에 개입을 저어했던 것입니다. 저는 멘토이자 코치이지 프로젝트 팀장이나 강사 역할을 하지 않습니다. 제가 팀 활동에 개입하면 팀의 자율성을 해치고, 저에 대한 의존도가 생기리라 우려했죠. 하지만 제가 멘토링하고 코칭하는 건 일주일에 한 번이기 때문에 팀이 문제 상황, 고민 상황에 봉착했을 때 팀을 지원하거나 피드백을 하는 시차가 발생하였습니다.
다행히 3주차엔 참여자와 저 사이에 라포가 형성되면서 보다 편안하게 이야기를 나누고 소통하면서 멘토링과 코칭하는 밀도가 증가하였습니다. 코치로서 저도 참여자와 라포 형성에 더 적극 행동하고 노력해야 한다는 교훈을 얻었습니다.

개발 4주차

각 팀이 전력질주한 주간이었어요. 배포 과정에서 다양한 문제가 일정에 변수로 작용하므로 배포 일정을 보수적으로 잡으라고 코칭했지만, 조금이라도 더, 그리고 잘 구현하려는 마음에 배포를 조금씩 미루는 모습에 저도 덩달아 마음이 급해졌습니다. 각 팀은 개발 기간이 일주일 남았던 3주차에 각 팀은 프로젝트 사양을 줄였고, 4주차에 개발하여 계획을 조정하였는데, 아끼는 제품의 사양을 낮추는 타협과 결정을 했고요. 그러다보니 배포를 준비해야 하는 기간에 조금이라도 구현하고 다듬는 참여자들의 마음에 저도 모르게 이입하기도 했습니다.
세 팀은 마지막 주에 가장 많은 기능을 구현해냈지만, 너무 무리했어요. 무리하는 모습을 보며 저는 고민과 갈등을 많이 했어요. 출시일을 조정할까, A팀이 겪는 저 문제를 가서 풀어주고 해설과 교육을 시킬까 등. 25년 동안 제품을 만들어온 저도 일정 막바지엔 언제나 힘들게 치뤘기에 참여자들 마음을 모르는 건 아니지만, 야근을 하며 일정을 치러내는 건 지속 가능하지 않아 말리고 싶었으요. 어떻게 하면 마지막 주에 몰리는 작업 소화를 4주에 걸쳐 고르게 분산할 수 있을까요?
2기에선 이와 관련하여 도입하려는 체계를 마련했습니다. 운동 코치가 선수에게 훈련 일정을 계획해주듯이 저도 각 팀에 기준으로 삼을 일정을 계획해주는 것이지요.

운영 마일스톤

토이스토리에서 운영 기간은 2주입니다. 진성 사용자를 확보하고, 이들이 피드백한 내용을 토대로 일주일에 최소 2회씩 실 서버에 배포하도록 설계한 기간이지요. 1기 팀들도 물론 프로젝트를 출시해 2주 동안 운영했습니다.

운영 1주차

운영 1주차에 해야 할 가장 중요한 활동은 실 사용자를 유치하는 거예요. 기능을 개발해 서버에 배치한다고 사용자가 저절로 생기진 않으므로, 출시 초기엔 사용자를 유치하는 데 최선을 다해야 하죠. 한 팀은 기프티콘을 걸고 피드백을 남겨줄 사용자를 확보하는 시도를 하여 제 눈길을 끌었습니다. 실제로 운영 기간을 마친 후 성과를 보았을 때 가장 많은 사용자 참여를 달성했는데, 소셜 매체에 전파되어서 그런 것인지 기프티콘이 주효했는지 파악하긴 어렵지만, 사용자 피드백을 확보하려는 마음에 진정성을 확실히 느꼈어요.
아쉬운 점은 개발 기간에 못다한 기능 개발을 알게 모르게 진행하는 모습이었어요. 삐익! 규칙 위반! 운영 기간 동안에는 버그를 고치거나 사용자 피드백에 근거한 기능 개발 외엔 사소한 오타라도 수정해선 안 돼요. 허나 사람 마음이 그리 되나요. 저라도 제 프로젝트에서 눈에 거슬리는 걸 그대로 두지 못할 걸요. 그래도 운영 1주차엔 사용자 유치와 확보에 더 시간을 써야 해요. 그래서 제가 사용자로서 세 팀의 프로젝트를 사용하며 프로젝트에 피드백을 주었어요. 그러면 수정할, 기능 개발할 근거가 있는 거니까요.
이전 회사에서 가장 답답했던 점은 유저에게 가치를 제대로 전달하지 못하는 개발을 지속해야 했다는 것이었습니다. 예를 들어, 유저에게 재미를 주어야 하는 서비스였지만, 기획과 개발이 그 목적을 충분히 뒷받침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개발만 할 때는 가치 전달이 쉬워 보였지만, 막상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기능 구현에만 몰두하게 되고 유저가 필요로 하는 가치를 충분히 생각하지 않게 되는 상황이 벌어졌습니다. 이번 경험을 통해 기능을 완벽히 구현하는 것만으로는 유저가 원하는 가치를 전달하지 못한다면, 그것이 제대로 사용되지 않는다는 점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앞으로는 유저들이 이 가치를 확실하게 느낄 수 있도록 2차 개발에서는 이 부분을 더욱 깊이 고민하고, 더 나은 사용자 경험을 제공하는 계획을 세워나갈 것입니다.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리더로서도, 개발자로서도 크게 성장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고, 유저 중심의 사고가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 한 번 깨닫게 되었습니다.

🎤 참여자 인터뷰 중에서
2기에선 사용자 유치를 참여자들이 자율적으로 하기 보다는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할 예정이에요. 그 방법에 대한 이론은 특강으로 제공하고요.

운영 2주차

2주차엔 사용자가 피드백한 내용을 근거로 업데이트하고 난 상태이고, 이 업데이트 된 상태에서 다시 한 번 더 사용자에게 피드백을 받는 것이 핵심이에요. 늦어도 2주차엔 참여자가 생각하는 프로젝트와 사용자가 생각하는 프로젝트가 어떻게 얼마나 다른지, 그리고 사용자, 즉 고객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아야 하지요.
세 팀은 이 기간 동안 사용자에게 여러 피드백을 받고 있었어요. 한 팀은 개발하는 동안 기획에 대한 고민이 많았는데, 프로젝트의 핵심을 관통하는 피드백을 받기도 하고, 또 다른 팀은 2차 프로젝트에서 개발할 기능을 어떻게, 무엇으로 할지 방향을 잡기도 했어요. 팀이 사용자로부터 받은 피드백은 각기 다르지만, 고객인 사용자에게 피드백을 받는 것에 자극과 영감을 받았다는 점에서 세 팀은 공통된 경험을 했지요.
기대보다는 덜 바빠(?) 보인 건 아쉬웠습니다. 사용자가 적었기 때문이죠. 운영하랴, 사용자 피드백을 이끌어내랴, 피드백을 반영하랴. 그렇게 바빠야 이상적입니다. 좀 더 정확히는 몸이 바빠 시간을 많이 들여야하는 게 아니라 신경쓰거나 챙길 게 많아 정신산만(?)해야 하죠. 그런 상황에서 제품에 필요한 것이 무엇이고 엔지니어링 등 하드스킬과 소프트스킬로 정신 없는 상황을 해소하거나 해결할 방법이 무엇인지 모색하고 연구해야 합니다. 그런 고민이야말로 제품을 개발하고 출시해 운영하며 경험하는 요소예요. 제가 아쉬워할 만하지요?
2기에선 푸딩캠프 네트워크를 좀 더 활용할 예정이에요. 아마 2기에선 운영 2주차를 더 밀도있게 경험하실 거예요.

발표회

드디어 대망의 1차 프로젝트 발표회.
발표회에서 각 팀은 1차 프로젝트에서 무엇을 학습했고 성장했는지 공유했어요.
팀마다 경험하고 성장한 내용이 달랐고, 앞으로 어떻게 해나아갈지 설정한 방향도 달랐지요. “이 정도로 기능이 몇 개 없는 제품을 출시해서 유의미하게 나를 드러낼 수 있을까?” 의문은 팀마다 다른 과정과 성장 내용, 결과가 다르다는 점으로 답이 되는 것 같습니다.
1차 프로젝트에서는 팀이 프로젝트에 녹아들고 이를 드러냈다면, 2차 프로젝트에서는 팀원 각각이 녹아들고 드러내야 합니다. 그래서 2차 프로젝트의 목표는 나와 팀의 성장한 근거와 설득력을 갖추는 것입니다.
발표회의 마지막 프로그램은 특별 손님의 세션이었어요. 특별 손님은 바로 학습과 성장 컨퍼런스 2024에서 연사자로 참여하신 Chloé이에요. 토이스토리 참여자 모두 생각 못한 손님이 등장하여 놀랐지요. Chloé님은 토이 프로젝트에 관한 매우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의견과 피드백을 각 팀에 전달했어요.
발표회가 조금 더 잔치 분위기이길 바랐는데 그러지 못해 허전하고 부족하게 느꼈어요. 가능한 한 빨리 팀끼리 모여 식사라도 하라고 말한 저는 정작 세 팀에게 함께 식사하자고 말을 하지 못하기도 했고요. 미처 생각하지 못했는데, 심지어 스타토이팀에서 식사 어떻게 하냐는 질문을 받았으면서 함께 식사할 생각에 미치지 못했어요.
2기에선 발표회 일정을 잡으면서 회식에 참석할 사람을 미리 모집해야겠습니다.

마치며

팀 빌딩부터 발표회까지 1차 프로젝트를 8주 동안 코칭하며, 토이스토리라는 상품을 개발해온 시간을 돌아보았습니다. 원래 계획은 푸딩캠프 웹사이트를 비롯해 디스코드 서버까지 참여자가 사용하는 환경을 현재보다 훨씬 많이 구현하는 것이었습니다. 저 자신도 핵심 위주로 준비하고 파일럿 버전으로 출시하고나서 고객과 함께 경험하며 토이스토리라는 상품을 발전시켜오는 것이지요.
무조건 출시하여 고객에게 피드백을 받으며 운영하기
토이스토리 1기 시작 이후 푸딩캠프 웹사이트와 디스코드 봇엔 다양한 기능이 적용되었으며, 토이스토리 프로그램 자체도 계속 고도화해가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그러할 것입니다. 토이스토리는 매 기수마다 더 발전하고 성장한 프로그램으로 선보일 것입니다. 그래서 토이스토리는 이번 기수가 가장 저렴하다고 소구하는 것이지요. 🙂
이제 곧, 그러니까 2024년 11월 4일에 토이스토리 2기 참가자를 모집합니다. 1기 1차 프로젝트를 운영하며 발전하고 성장한 토이스토리 캠프에서 여러분을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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