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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남주님은 웹 퍼블리셔로 일하다 백엔드 개발자로 전향했습니다. 그는 팀 안에서 겪는 혼란을 줄이고 싶어했습니다. 퍼블리셔 경력을 지닌 상태에서 자바 스프링 백엔드 개발을 배우는 과정은 결코 쉽지 않았고, 자신이 제대로 성장하는지 고민하고 있었고, 고민은 이력서에 고스란히 드러났습니다. 특히 자신이 팀에 기여하는 것이 잘 정의되지 않고 사소한 것 같다며 의기소침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소통으로 끌어내는 팀원 개개인의 아이디어
유남주님은 퍼블리셔로 일하면서 여러 직군을 잇는 중간다리 역할을 종종 맡았습니다. 디자이너의 “슈루룩” 같은 추상적인 요구 사항도 “이런 인터랙션이니까 CSS와 자바스크립트로 이렇게 구현해보자”라고 풀어서 백엔드에게 전달했습니다. 반대로, 백엔드 개발자의 제한사항이나 어려움을 디자이너가 이해할 수 있도록 일상언어로 다시 풀어주었습니다.
퍼블리셔로서 쌓은 소통 경험은 백엔드로 전환한 뒤에도 효과적이었다고 합니다. 필요한 기술이나 일정 문제도 그냥 흘려듣지 않고 왜 문제가 되는지를 구체적으로 묻고, 상대방의 관점에 맞춰 해결책을 탐색해갔지요. 그 결과 어떤 직군이든 잠재적인 부담을 숨기지 않고 표현할 수 있었고, 한 명의 아이디어가 팀 차원에서 함께 다듬어지는 문화를 자연스럽게 만들어 내는 데 기여했다고 합니다. 아니, 실은 그는 그런 문화를 만드는 데 함께 노력했다고 자신의 노력과 기여를 애써 평가절하 했지만, 팀원들의 인정 피드백에서 큰 성취와 보람을 느꼈다고 합니다.
안정적인 일정관리로 커뮤니케이션에 여유를 주다
유남주님은 이전 직장에서 일정 관리가 엉켜 고생한 기억 때문에, 이틀 정도의 여유를 잡고 일정을 제시하는 습관을 들였습니다. 본인이 실제로 소화 가능한 기간보다 살짝 여유를 둠으로써 만약 돌발 상황이 생기더라도 팀원들이 급박하게 움직이지 않게 만드는 식이지요. 개발자에게 API 출시 지연은 팀 전체 일정에 치명적일 수 있으므로, 이러한 일정관리 방식은 협업 분위기를 한층 편안하게 만드는 데 기여했습니다.
디자이너나 기획자가 불분명한 요청사항을 뒤늦게 수정하더라도, 여유 기간 안에서 다시 맞출 수 있게 되면서 다른 직군 팀원도 한결 편안하고 소통을 해왔고, 자연스레 소통이 활발해져 팀에서 일어나는 일들이 빠르게 전파되었습니다.
팀의 시야를 확장하는 문제정의와 해결책 찾기
백엔드로 전향을 준비하면서, 유남주님은 “왜 느려지는가” 같은 문제 상황에 본인만의 관점을 제시했습니다. 과거 퍼블리셔 시절, 화면이 빨리 뜨지 않으면 사용자가 이탈할 수 있다고 느꼈던 경험이 문제정의를 더 분명하게 만들게 한 것 같다고 합니다. 그는 하나의 거대한 API로 모든 정보를 가져오다 보니 응답 시간이 길어졌고, 이를 쪼개거나 비동기로 호출해볼 수 있다는 방식으로 개선 의견을 내놓았는데요.
이 과정에서 협업을 위해 필요한 커뮤니케이션을 적극적으로 챙기는 데 주력했다고 합니다. 프론트엔드와 백엔드가 서로 왜 이 구조가 필요한지 한눈에 파악할 수 있게 문서를 간단하고 빠르게 만들어 공유했고, 실제 페이지 로딩 속도가 빨라지는 결과를 끌어냈다고 합니다.
응답 시간 단축이 아주 크진 않았습니다. 실제로 그는 이 업무를 일정에 정의된 주 업무가 아니라 여분의 시간을 투자하여 처리했다고 합니다. 퍼블리셔 출신 백엔드 개발자라는 점을 그는 상당히 의식했고, 동료의 인정을 필요로 했습니다. 동료의 인정이 곧 자신이 제대로 나아가고 있다는 용기와 지지로 작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팀의 가시성을 높이는 개발자
대화에서 발견한 그의 특성이 세 가지 있었습니다.
첫째, 배경이 다른 사람들과 협업할 때 사라지곤 하는 게 서로가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지에 대한 시야입니다. 이를 되살리는 사람이 있으면 팀 전체 상태와 성과가 크게 달라지는데, 유남주님은 이를 적극적으로 했습니다.
둘째, 일정이 꼬이거나 문제가 발생했을 때 내 일만 끝내면 된다는 태도가 아니라, 일정관리를 통해 다른 사람의 업무 부담까지 함께 고려하거나, 개발자는 사소하다고 여기지만 다른 직군에겐 거슬리는 기술 부채에 기꺼이 자신의 시간을 투자하여 불필요한 갈등을 크게 줄였습니다.
셋째, 하나의 문제정의를 중심으로 가시적 해결책을 제시하는 습관은 팀으로 하여금 목표와 과정을 한 번 더 점검하게 만듭니다. 이 반복이 쌓여 조직이 안정된 협업 방식을 갖추게 되는데, 유남주님은 그러한 기여를 하는 모습을 종종 보였습니다.
어째서 그러한 행동을 했는지 찾기 위해 더 깊이 탐색한 결과, 유남주님의 세 가지 특성엔 인정 욕구라는 공통점이 있었습니다. 자신도 몰랐던 자신의 행동 동기였기에 멘토링을 마칠 때쯤엔 무척 신기해하고 흥미로워했습니다. 원래 그런 성향인지, 아니면 퍼블리셔에서 백엔드 개발자로 전직해서인지는 알 수 없지만, 그는 자신의 행동 동기를 비로소 인식한 것 같다고 합니다. 그리고 자신이 팀에 기여하는 성과를 정의할 수 있어 자신감이 생기는 것 같다고 합니다. 다소 의기소침했던 그가 얼굴이 환해져 무척 뿌듯했던 커피챗 자리였습니다.
참고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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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니엘 핑크, 드라이브
🚨 본 컨텐츠에 등장하는 인물 중 글쓴이를 제외한 모든 인물의 이름은 가명이며, 지명, 시간, 단체나 기관, 사건은 각색하고 창작하였습니다. 일부라도 비슷하거나 겹치는 경우는 우연히 일치하는 것이니 이 점, 양지해주시길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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