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딩캠프 이야기
토이스토리 2기가 오늘 시작합니다. 앞으로 13주간 결제 기능을 연동한 프로젝트를 개발한 후 출시하고, 운영합니다. 간간히 소식 전해드리겠습니다.
아울러 토이스토리 3기 모집도 바로 시작합니다. 예고했던대로 2기에 비해 참가비가 다소 증가하였습니다만, 3기는 2기에서 제공하는 특강 콘텐츠를 함께 이용하실 수 있으며, 곧 공개할 추가 혜택이 있답니다. 2월 한 달 간 모집하니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가장 싸게 실패해야 하는 제품, MVP
기고 : 콴
내 마음 속의 MVP는 이제 그만
린 스타트업에서 MVP(최소 기능 제품, Minimum Viable Product)를 알게 되고, 애자일을 추구하는 우리는 언제나 “이번 제품/기획은 MVP로 빠르게 내야해!” 라고 얘기를 합니다. 그럼 MVP는 대관절 무엇이길래 빠르게 낼 수 있는 것일까요? 왜 MVP를 빠르게 내고 싶어하는 것일까요?
일단 MVP는 어떤 특징을 가지고 있는지를 생각해보겠습니다. Minimum Viable Product. 최소한으로 동작하는 제품. 검증할 내용만 최소한으로 넣어서, 빠르게 배포해 소비자의 반응을 확인하여 가설을 판명하고 검증하는 제품입니다. 이건 뭐랄까, 너무 아카데믹한 정의군요. 우리 마음 속에서는 가설이 아니라 이미 확인이었을테니, 가장 작게 메인 시나리오를 완성하는 제품이라고도 할 수 있겠습니다. 사실 시장과 가설에 대한 확신이 있다면 꼭 MVP라는 단계를 선행해야 할 필요는 없을 수도 있습니다.
그 다음으로는 우리는 MVP를 대체 왜 내는가에 대해서 생각해보겠습니다. 저는 상대적으로 앞서 언급한 MVP 특징 정의에 대해서는 큰 이견이 없습니다. 다만 현실에 대한 적용이 다를 뿐이겠지요. 하지만 두 번째, 왜 하는가에 대해서는 정말 다양한 이유를 봤습니다. 많은 분이 MVP는 빨리 나오는 것이고, 당연히 개발 제품이 빨리 나오면 좋겠고, 개발팀에서 툭하면 MVP 수준은 빨리 낼 수 있어요, 같은 말을 하니까, “이야아……… MVP로 빨리 냅시다!!!!!” 라고 말씀들을 하십니다. 자매품으로 “애자일, 그거 아무때나 막 개발요구사항을 변경해도 되는 그런 거라믄서????”도 있습니다.
우리 조직은 왜 MVP를 내야 할까요? 당장 꼭 넣어야 할 것과 넣지 말아야 할 것은 무엇일까요? 개발상의 기능 추가가 아니더라도 사용자 시나리오와 화면 기획에서 MVP를 구성할 수 있을까요? 몇 가지 예시를 들어보면서 어떻게 MVP를 설계하는게 좋을지 생각해보기로 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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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 구독제 제품
월 구독제 제품이 있다고 가정하겠습니다. 월 9,900원으로 사용할 수 있는데, 우리는 연 요금제를 109,000원으로 팔고 싶습니다. 월 구독제 요금을 이용하는 고객에게 연 요금제를 제시할 때, 어떤 방법을 선택할까요? 꽤 많이 선택하는 방법 중 하나는 월 요금제, 연 요금제 모두 해당 월의 1일에서부터 말일까지로 과금을 하는 것입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신용카드 결제 대금의 이용 범위를 1일-말일로 하는 것을 가장 선호합니다. 그래서 결제일이 매월 13일이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연 요금제를 선택하려는 고객에게, 지금 결제하시면 다음 달 1일부터 적용됩니다. 라고 안내할 것입니다. 하지만 만약 연 요금제에만 제공되는 기능 때문에 선택하는 분이라면 다음 달까지 기다려야 하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연 요금제를 오늘 당장 활성화시켜 준다면 어떻게 될까요? 월 요금제에서 잔여일 수에 대한 일할 환불을 제공해야 합니다. 부분취소 기능이 들어가게 되겠죠.
여기에서 최소화를 선택한다면 어떻게 될까요. 당장 오늘부터 연 요금제를 적용해주면서, 적용기간을 365일 + 월 요금제 잔여일 수로 더해주는 방법이 있습니다. 결제/정산이 정의롭지는 않지만 소비자에게 혜택을 제공하면서 프로모션 비용으로 처리한다면 충분히 가능할 것 같습니다.
만약 월 요금제가 ‘특정일에서부터 익월 특정일 전일’ 까지라고 가정을 해보지요. 또는 30일 일 수 계산으로 처리되어 있는 경우도 상정해 볼 수 있습니다. MVP로 만들어야 할 정도의 제품/조직이라면 잔여 일 수 카운트가 아주 정확하게 자동화가 안되어 있을 수도 있을텐데 이건 좀 운영 부담이 걸릴 것 같네요.
제가 추천하는 MVP는 ‘당장 오늘부터 연 요금제 적용, 오늘부터 365일 과금’ + ‘직전 월 요금제 전부취소’ 입니다. 이런 식으로 정책을 잡으면 필연적으로 악용하는 고객이 나옵니다. 이런 악용을 막는 것을 MVP에 포함해야 하는 것일까요? 포함하지 말아야 하는 것일까요?
포인트 결제
또 다른 사례를 보겠습니다. 기존 사업 아이템에 새로운 도메인이 추가되었습니다. 이 도메인에 결제 기능을 적용시키려 하는데, 외부공급사 이슈로 결제가 외부 정책에 의존이 걸려 있습니다. 신용카드 결제와 같은 일반 결제에서는 키펀칭이기 때문에 별다를 것이 없는데, 우리는 포인트 결제 기능도 제공하는 회사입니다. 포인트를 적용하면 1~10% 수준에서 사용할 수 있는 사용자의 규모가 일정 수준 있는 것으로 파악되었습니다. 제품 가격이 수 십 만원대이기 때문에 포인트를 몇 천원에서 몇 만원까지 사용할 수 있으면 그로스(Growth)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요?
포인트 결제는 상당한 수준으로 정책을 수반합니다. 쉽게 말해 개발하는 게 어려운 게 아니라 결정할 게 많다는 뜻입니다. 얼마까지 포인트로 결제할 수 있게 할 것이냐에 따라 인증 정책이 수반됩니다. 포인트를 사용했을 때에 리워드를 제공하는 것이 달라질 수도 있고, 또 포인트를 환불 했을 때 포인트의 유효 기간이 문제가 될 수도 있습니다. 이런 모든 정책들이 일관되게 포인트라는 테크 제품에서 확정되어 있다면야 개발하는 쪽에서는 의심없이 가져다 사용하기만 하면 되지만, 외부 결제가 물려있는 상황에서는 포인트의 정산이라는 측면이 확장되기도 합니다.
여러분은 MVP에 포인트 결제를 포함시키시겠습니까? 아니면 제외하시겠습니까? 다시 한 번 더 말씀드리지만, 포인트는 그로스에 도움이 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마치며
MVP를 왜 내어야 하는가. 정답은 여러분 마음 속에 있을 것입니다만, 저는 MVP를 만드는 이유는 가장 싸게 실패하기 위해서라고 답하겠습니다. 우리가 포인트 결제가 그로스에 도움이 되는 것에 확신을 가지고 있다고 하더라도, 포인트를 넣었을 때와 아닐 때의 성과가 10배 차이가 난다는 확신을 가지고 있다손 치더라도, 우리는 그 기능을 넣는 시점부터 이미 싸게 실패할 수 없게 됩니다.
왜 우리는 MVP라는 말을 하면서도, 이런 저런 많은 것들을 자꾸만 함께 하고 싶어할까요? 이 주제는 다음글에서 다뤄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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콴 코치
대표파트너, PMF파트너스.
게임회사의 신사업기획에서부터 창업, 이후 삼성페이 Product Manager로 제품을 산출하면서 PM으로서 성장해왔습니다. 이후에도 뱅크샐러드, 야놀자에서 Product Owner / Project Management Office로 제품개발과정을 정립하기 위해 노력해 왔습니다. Product Market Fit을 중심으로 보는 초기투자(PMF인베스트먼트 개인투자조합)를 운영하고 있습니다.